thebell

인더스트리

[러쉬코리아는 지금]텅 빈 현금곳간…재무체력 저하 어쩌나③실적 정체 속 보유현금 5억원 불과, 변동성 높은 수익성 관리도 '과제'

서지민 기자공개 2024-10-15 07:45:37

[편집자주]

곧 설립 22주년을 맞는 러쉬코리아는 독특한 기업이다. 20대 여성이 홀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본사를 찾아가 한국 판권을 따내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냈다. 동물 실험을 금지하고 환경을 최우선하는 기업이념으로 가치소비를 이끌어냈고 입욕제를 중심으로 국내 목욕제품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다. 더벨은 러쉬코리아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보고 현주소와 미래 과제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러쉬코리아의 실적이 정체 상태에 빠진 가운데 재무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보유 현금이 10년 만에 최소 규모를 기록했고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영업현금흐름이 부진한 상태에서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유출한 결과다.

◇현금성 자산 1년만 154억 감소, 부채비율 '98.1%→121.5%' 상승

2024년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말 기준 러쉬코리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억4446만원에 불과하다. 1년 만에 154억원 감소했다. 러쉬코리아의 현금성 자산은 2022년 25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금 곳간이 텅 비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현금흐름 악화다. 2024년 러쉬코리아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는 127억원으로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NCF는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실제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돈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악화하면서 기업이 매년 창출하는 여윳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FCF)도 마이너스(-) 8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자본적지출(CAPEX), 배당지급액 등을 차감해 계산한다.

2023년 결산 배당금 90억원에 더해 80억원의 중간배당을 집행하면서 현금배당으로만 17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이는 최근 2년 러쉬코리아 당기순이익의 합산액을 웃도는 규모로 영업현금을 훌쩍 뛰어넘는 돈을 주주환원에 쓴 셈이다.

악화한 현금흐름은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금성 자산 감소로 순차입금이 2023년 74억원에서 2024년 21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년 사이 98.1%에서 121.5%로 높아졌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일 때 안정적인 재무상태로 평가한다.

재무 체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실적 정체가 길어질 경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쉬코리아의 매출액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부진에 대응할 여력을 기르기 위해서 현금성자산을 쌓아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매출원가·판관비 영향에 '롤러코스터 영업이익률', '풀키친' 확보 가능할까

러쉬코리아의 재무적 과제는 현금곳간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들쭉날쭉한 수익성 역시 러쉬코리아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최근 3년간 러쉬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15.75%에서 9.73%, 8.64%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러쉬코리아는 국내 진천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수 제품을 제외하고 상품 전량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매출원가 및 판관비에 포함되는 물류비뿐 아니라 환율의 영향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결정되는 구조로 수익성 변동 폭이 크다.


수익성이 최저치를 기록했던 건 2012년으로 영업이익률이 0.2%에 불과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 제품 매입처를 일본 러쉬(Lush Japan)에서 영국 제조공장(Lush Manufacturing Ltd.)으로 변경하면서 물류비 등 판관비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2년 국내에 생산 시설을 마련해 20여 개 제품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한 것도 물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는 다시 일본산 제품 매입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제고를 노렸다.

러쉬코리아는 국내에도 일본이나 영국처럼 전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생산공장(풀 키친)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조 능력을 갖추게 될 경우 제품 공급 리스크 뿐 아니라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러쉬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국가 중 풀키친을 보유한 곳은 한 곳도 없다"며 "러쉬코리아의 목표는 파트너십 국가 중 최초 풀키친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