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 밸류업 점검]지주사 디스카운트는 없다...HD현대, 고배당 기조 유지①조정 별도순익 활용, 배당성향 평균 93%…신·구사업 조화, 두자릿수 ROE 목표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30 15:35:2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HD현대그룹의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높은 배당성향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추진한다. 정유·석유화학 및 건설기계 등 기존 사업부문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그룹의 또 다른 한축인 조선·해양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도 배당성향 7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상장 지주사의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피어 지주사 대비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꼽는다. 큰틀에서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면서 배당성향 설정의 기준인 순이익 증대를 위해 신·구사업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18년 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출범한 HD현대는 그해 연결 당기순이익의 전부를 배당으로 집행하며 연결 배당성향 100%를 기록했다. 당시 연결 당기순이익이 2686억원이었는데 배당총액으로 쓴 금액은 이보다 많은 2705억원이었다. 순수지주사인 HD현대는 이후 연결 순손실을 낸 2020~2021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배당총액을 집행했다.
HD현대는 배당집행의 기준을 연결 순이익이 아닌 조정 별도 순이익으로 잡아 고배당 기조를 유지 중이다. 이번 밸류업 공시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6년(2018~2023년)간 평균 93.2%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평가손익 조정분을 반영해 별도 순이익을 산출하고 이를 기준 삼아 배당성향을 계산했다.
예를 들어 7731억원의 별도 순이익을 낸 지난해의 경우 HD현대일렉트릭 손상차손환입(2696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옵션평가이익(1495억원) 등을 반영해 조정순이익을 356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배당성향(배당총액 2615억원)을 산출하면 조정 전 33.8%에서 조정 후 73.5%로 올라간다.
반대로 이 회사의 별도 순이익이 864억원에 불과했던 2020년에는 HD현대건설기계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차손분 1280억원 등을 포함해 별도 조정순이익을 2264억원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배당총액 2615억원)은 300%에서 115.5%로 조정됐다.
HD현대는 높은 배당성향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동종회사 대비 높은 수준의 PBR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순위 20위 내의 SK·LG·포스코·롯데·GS·CJ·LS 등 7개 그룹의 지주사 PBR을 평균 내서 비교군으로 삼았다. 7개사 평균 PBR은 2020년 0.63배로 HD현대 PBR(0.60배)을 한차례 제치긴 했으나 이후 최근 3년 사이 0.5배 수준으로 떨어지며 0.6배 수준의 PBR을 유지 중인 HD현대보다 아래에 있다.
올해도 HD현대는 3분기 누적 기준 2717억원의 별도 당기순이익을 낸 가운데 1~3분기 배당총액으로 1908억원을 집행하며 조정 전 배당성향 70.2%를 기록 중이다. 3분기 말 PBR은 0.64배다.
HD현대는 중장기 밸류업을 위해 2027년까지 배당성향 70% 이상을 유지하면서 작년 말 3%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1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ROE는 기업의 경영효율성 지표로 활용된다. 순이익 규모를 늘려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ROE 지표도 상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계열사 관리와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는 지주사 특성상 HD현대 자체적으로 순이익을 확대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올해는 조선 계열사가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정유·석유화학의 HD현대오일뱅크와 건설기계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부진하고 있다.
이에 HD현대는 밸류업 이행 방안에 기존 3대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미래 기술력 확보를 포함해 신사업·신기술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8월 설립한 수소 연료전지 기업 HD하이드로젠을 비롯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 등이 그 사례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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