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 밸류업 점검]'수주 훈풍' HD한국조선해양, '10년 무배당' 기조 깬다②2013년 마지막 배당, 주주환원 공감대…자사주 활용 주주환원율 도입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30 15:35:35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HD현대그룹의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2014년부터 이어진 무배당 기조를 깬다. 2010년대 중반 불어온 조선업 불황기를 견딘 끝에 이익 창출력이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판단, 본격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했다.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2021년부터 사업보고서를 통해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성향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이행한 적은 없다. 회사가 이번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을 공개하며 2025~2027년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공개한 만큼 빠르면 올해 사업연도부터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마지막으로 배당을 집행한 시기는 10년 전인 2013년이다. 2019년 옛 현대중공업이 존속법인 HD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HD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기도 전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2001~2002년,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낸 이후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2003년부터 10년 동안 배당을 유지했다.
이 기간 매해 꾸준히 순이익을 내며 배당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시적으로 순손실(2001년 -781억원, 2002년 -2454억원)을 내긴 했으나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2000년대 조선업 호황기와 맞물려 조단위의 순이익을 쌓았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배당성향은 45.0%였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 조선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치고 나가며 국내 조선업계도 저가 수주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순이익도 2010년(별도 2조8354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적자전환한 2014년에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2015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며 1조5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년 연속 조단위 손실로 배당 집행도 중단했다.
2010년대 장기 불황을 딛고 순이익 개선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밸류업 발표를 통해 배당 재개를 공식화했다. 2019년 중간지주 체제를 출범한 이후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주요 자회사들이 수주 목표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거두며 HD한국조선해양도 순이익을 회복하고 있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실적은 2022년까지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HD한국조선해양의 별도 실적 자체는 2021년부터 이미 꾸준히 순이익을 내던 상황이다. 연결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의 경우 처음으로 연결 매출 20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계열 전체 신규 수주 물량으로 30조원씩을 쌓으며 성장 동력도 확보한 상태다.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관리 외에 자체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가스(운영·저장시스템, 연료 공급 시스템), 디지털(전기추진·에너지운영관리 시스템), 그린(에너지·온실가스배출 저감장치) 등 연구개발(R&D) 분야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업 성과에 따라 시장에선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의 첫 배당집행 가능성에 기대를 보내고 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의 적용 기간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이긴 하나 현재도 현금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회사는 배당 재개와 함께 이번에 주주환원율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이 창출한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매입 등으로 환원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더한 값을 별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주주환원율을 산출한다. 회사의 목표 주주환원율은 30% 이상이다.
과거 현대중공업 시절이던 2015년 상여금 지급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한 적이 있으나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를 경영활동에 활용하지 않았다. 최근 재계 주요 그룹들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율을 도입하는 흐름 속에 HD한국조선해양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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