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이사진 활동 빛난 현대모비스, 회의·통지·출석 '삼박자'[총평]①전체 점수 255점 만점에 200점, 최고점 '참여도' 부문 4.8점
박동우 기자공개 2024-10-16 08:21:0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4: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 제조사' 현대모비스는 세계 차량 부품업계 매출 상위 5위를 차지할 만큼 '글로벌 톱티어(Global Top Tier) 기업으로 성장했다. 도약의 근간에는 사세 확장 변곡점과 산업 트렌드 전환기마다 굵직한 의사결정을 내렸던 이사회가 자리잡고 있다.THE CFO가 2023년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상반기 보고서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평가한 결과 현대모비스 이사회 전체 점수는 255점 만점에 200점으로 나타났다. 최고점을 받은 영역이 '참여도' 부문으로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했다.
이사진의 적극적 활동이 두드러졌는데 회의 개최 횟수, 안건 사전통지 기간, 출석률이 모두 우수한 수준을 드러내며 '삼박자'를 이뤘다. 3년 단위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이사회 운영실태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정립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3년 주기' 외부기관 평가시스템 정립 긍정적
THE CFO가 이사회를 평가하는 영역은 △구성(45점 만점) △참여도(40점) △견제기능(45점) △정보접근성(35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35점) △경영성과(55점) 등 6개 부문이다. 채점 결과 구성 카테고리에서 27점, 참여도 항목에서는 38점으로 나타났다. 견제기능의 경우 37점, 정보접근성 24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31점, 경영성과는 43점을 기록했다.
분야별 총점을 5점 척도로 조정했을 때 가장 점수가 높은 부문이 참여도로 4.8점을 시현했다.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연간 이사회·소위원회 소집 횟수, 이사진 출석률, 의안 사전통지 기간 등 7개 질문에서 최고점(5점)을 획득했다. 다만 감사위 개최를 둘러싼 문항에서 3점을 받았는데 지난해 여섯 차례 회의를 연 것으로 집계돼 5점 부여 기준인 '연간 9회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정기 5회, 임시 7회 등 12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소위원회로는 상법 의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설치한 감사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 외에도 지속가능경영위와 보수위를 뒀다. 특수관계인간 거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관한 정책 등을 점검하는 지속가능경영위는 작년 10회 소집됐다. 등기이사를 겨냥한 보수한도와 보상규정을 심의하는 보수위는 2월과 10월, 12월 세 차례 열었다.
개별 이사들의 출석률도 돋보인다. 현대모비스가 올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정기이사회에서 이사진 평균 출석률은 100%, 임시이사회의 경우 98.4%를 시현했다. 이사회 회의를 열기에 앞서 안건을 사전에 통지하는 기간 역시 7일로 나타나 양호한 수준을 드러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4.4점으로 나타났다. 3년 주기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는 체계를 정립한 대목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21년에 임원 헤드헌팅과 인재관리 컨설팅에 특화된 글로벌 기업 이곤젠더(Egon Zehnder)가 이사회 구성과 제반규정, 운영 효율성 등을 살피며 외부 평가의 첫 발을 뗐다. 자체 평가도 수행해 일반에 공개하는데 2023년도 이사회 평가 종합점수는 5점 만점에 4.56점을 기록했다.
◇주가상승 상대적 미흡, 경영성과 '투자지표' 부진
견제기능 영역은 4.1점으로 집계됐다. 9개 문항 가운데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지 여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책,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 감사위 구성과 전문성 등 6개 질문에 최고점이 부여됐다. 특히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 대표성을 향상하는 취지에서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 제도'를 채택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주주 추천제는 사외이사 1인을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발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소유 지분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보유한 누구나 적격자를 추천하도록 문호를 열었다. 주주추천제를 통해 컨설팅기업 영앤코 장영우 대표가 2020년에 처음 사외이사를 맡았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을 거쳐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까지 역임한 인물로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정보접근성 부문은 4점을 기록했다. 2019년 당시에는 3개년 단위의 주주가치 제고책을 수립했으나 2022년부터 연간 정책을 공시하는 기조로 돌아선 대목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2월 발표한 2023년 주주환원책에는 지분법이익을 제외한 순이익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최소 20%, 최대 30%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자기주식 1500억원을 매입해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기술했다.
경영성과 카테고리는 3.9점으로 나타났다. KRX 300 소속 비금융기업 중 지표값 상·하위 10% 회사의 데이터를 배제하고 산정한 평균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항목은 전체 11개 지표 가운데 8개다.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와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총자산이익률(ROA) 등이 여기에 부합했다.
반면 주가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탓에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투자분야 지표는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2023년 현대모비스의 TSR은 19.26%로 시장 평균 27.64%에 미달했다. 작년 말 주가 역시 23만7000원으로 연초 대비 17.04%(3만4500원) 오르는데 그쳤는데 시장 평균 주가수익률 25.74%에 못 미쳤다.
6대 카테고리를 통틀어 최저 점수가 부여된 영역은 구성으로 3점을 시현했다. 사추위 일원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사내이사 3인이 포함되고 이사회 의장을 이규석 대표가 맡은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겸직하는 배경과 관련해 현대모비스는 사업·반기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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