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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자시장 두드리는 국내 PE]중국 막힌 해외 LP들, 국내 PEF 시장 주목한다①미중 긴장 관계 여파, 한국 플레이어에 기회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11 08:05:21

[편집자주]

국내 PE 펀딩 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기관들은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였고 연기금과 공제회의 출자 움직임도 움츠러들고 있다. 이에 국내 PE들도 글로벌 LP 풀을 늘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현재 국내 PE들의 해외 LP 확보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공략 포인트들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해외 기관출자자(LP)를 확보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로 여겨지곤 했다. 국내 PEF 시장이 개화된지 벌써 2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제외하고는 해외 LP 기반을 확보한 곳은 많지 않다.

최근 들어 중국 투자 시장의 길이 막히면서 한국 PE들에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국내 PEF 운용사들은 내수 펀딩 시장의 경쟁 심화에 시름을 앓고 있다. 해외 LP 출자의 물꼬를 트는 것이 절실해졌다는 의견이다.

◇ 줄어드는 아시아 투자 시장 규모, 돌파구는 한국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아시아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M&A 투자규모는 250억8000만 달러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 건수 역시 210건으로 2022년 221건에서 감소해 최근 5년 기준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인 고금리 상황 및 경기침체가 만연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투자 활동이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은 그간 글로벌 PE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된 데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면서 이 시장에서 투자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출처: S&P 글로벌
실제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중국 투자 활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 2023년 중국 내 PE 및 VC(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688억 달러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 건수 역시 2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투자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2023년 미국 PE들의 중국 투자 규모는 72억 달러로 2019년 이후 최저치에 그쳤다.

자연스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블랙록, 블랙스톤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의 중국 투자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블랙스톤은 중국 내 PE 투자 규모가 2021년 이후 크게 감소했고 칼라일과 워버그핀커스 등도 중국 투자 건수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정되어 있던 펀드 투자 한도는 유지된 상태에서 중국 투자의 길이 막히자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문의하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인도가 한 때 각광을 받았지만 인도 루피에 대한 환율 리스크 때문에 선진국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져 한국과 일본이 다시 뜨는 추세"라고 말했다.

◇ 한국 PE들은 '펀딩난'…해외 두드리지만 트랙레코드는 선결 과제

국내 PEF 운용사들도 해외 LP의 출자를 원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 올해 M&A 펀딩 시장은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 중소형 PE들은 프로젝트펀드는 물론,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손꼽히는 대형 PEF들도 국내 군소기관 출자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에 가세했다.

국내 굵직한 시중은행들이 RWA(위험가중자산) 관리로 출자의 문을 좁힌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슈로 굵직한 연기금와 공제회들도 크레딧이나 메자닌 등 안전한 자산 위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금리 인하 시그널이 켜지며 M&A 시장에 훈풍이 돌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까지 펀딩 시장의 체감 난이도는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해외 출자시장의 문을 두드리려는 국내 PE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VIG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 등 업력이 긴 PEF 운용사 위주로 해외 출자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UCK파트너스와 아크앤파트너스 등이 해외 자본유치에 성공했고, 글렌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렌우드PE) 역시 내년 블라인드펀드 결성시 해외 LP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해외 기관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 회수 실적'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내 PE들의 면면을 해외 LP들이 속속 알기가 어려운 만큼 결국 이름을 알릴 방법은 수익률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에서다. 글렌우드PE 역시 이 같은 차원에서 해외 LP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형 PE들도 블라인드펀드를 기반으로 탄탄한 투자 실적 레코드를 쌓아가는 곳들이 적지 않다"며 "해외 LP 확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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