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트럼프통' 영입한 삼성전자…향후 행보 관심유명희 전 통상본부장 삼성전자·HD현대건설기계 사외이사 역할 기대…최종문 전 차관도 각광
이돈섭 기자공개 2024-11-11 07:45:55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6: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승리하면서 트럼프 측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외교부와 산업부 등 정부부처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해 온 인사들이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등 다양한 기업에 적을 두고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지난해 6월 말 전자공시 의무법인 3062곳 중 외교부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인사를 임원으로 영입한 기업은 12곳이다. 그중 눈에 띄는 곳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삼성전자와 HD현대건설기계다. 삼성전자와 HD현대건설기계는 각각 2022년 11월과 10월 유 전 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일할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대상 한미 FTA 개정 협상 실무를 총괄했다. 일본과 무역 분쟁이 촉발됐을 시기에는 당시 트럼프 정부 측과 협력해 해결 방안을 모색키도 했다. 2020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에 입후보해 트럼프 행정부 측 지지를 끌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HD현대건설기계 모두 유 전 본부장의 통상 경험을 높이 사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유 전 본부장을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며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심화하는 글로벌 기업 간 무역 경쟁 상황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유 전 본부장의 국제 비즈니스 및 ESG 경영 및 공공정책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 철학 기반의 정책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 반도체 산업의 경우 중국 범위 규제를 확대, 기술 패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선거 운동 당시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쳐 온 터라 산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보인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을 구축한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인텔과 TSMC 등이 해당 정책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곤 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기업 유치를 위해 보조금 대신 관세를 활용하는 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미국과 통상 경험이 많은 유 전 본부장 역량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사진에 사업 불확실성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일부 사외이사의 경우 주변 인맥을 동원해 기업 집행부 업무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이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할 시기 외교부 차관으로 일한 최종문 셀트리온·DB생명보험 사외이사에도 눈길이 쏠린다. 최 전 차관은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프랑스 대사 등을 역임한 인물로 문정인 전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 등과 함께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한 이력이 있다.
셀트리온은 '(최 전 차관이) 세계 외교와 정치, 경제 등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과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등기임원 중에는 외교부 북미과장과 북미유럽경제외교과장 등으로 일한 양서진 SK 부사장과 산업부 미주통상과장으로 근무한 권혁우 삼성전자 상무도 대표적 미국통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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