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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트 road to IPO]외형 성장세에 직상장 도전, 아쉬운 마진 '밸류 한계'실질 PER 15~16배 적용, 무리수 지양

성상우 기자공개 2024-11-13 12: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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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시각물) 전문기업 벡트가 코스닥 상장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5년간 준수한 외형 성장세를 달성한 점이 상장 버팀목이 됐다. 디지털 콘텐츠를 시작으로 토탈 비주얼 솔루션 업체로 자리잡으면서 사업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더벨이 벡트의 상장 전략과 중장기 성장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벡트는 감사보고서가 처음 나온 2020년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순이익을 냈다. 특례 트랙을 밟지 않고 일반 상장으로 코스닥에 직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매출 성장세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2년엔 M&A를 통해 3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단번에 외형을 불렸다.

다만 공모를 앞두고 이뤄진 밸류에이션 산정 결과에 대해선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분위기다. 흑자 시현에 외형 성장까지 성공적으로 이뤘지만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순이익 규모가 걸렸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에 못 미치는 530억원대다.

최근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벡트는 희망 공모가를 하단 3500원, 상단 3900원으로 제시했다. 총 주식수(1370만7500주)를 반영한 상단과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480억~535억원 범위다.

공모가 산정은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모형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당 산식엔 최근 12개월(LTM) 순이익이 적용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말까지의 순이익을 집계해 ‘비교기업 PER’ 멀티플과 할인율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벡트의 최근 12개월 순이익(지배주주)은 31억7400만원이다. 지난해 하반기 순이익 약 17억원에 올해 상반기 순이익 약 14억원이 더해진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순이익이 19억원대였다. 이 중 상반기 순이익이 2억원대에 그쳤고 나머지 17억원이 하반기에 몰려 인식된 게 밸류에이션 극대화에 그나마 도움이 됐다.

30억원대 초반 수준의 연간 순이익으로 공모 시가총액을 높여 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외형 성장은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3~4%대의 낮은 순이익률이 발목은 잡은 셈이다. 1000억원대 시총이 가능한 공모가를 산정하려면 피어그룹 주가수익비율(PER)을 33배 이상으로 설정해야 했지만 그 정도 무리수를 두진 않았다.

피어그룹은 에이텍과 한네트로 설정했다. 에이트는 PC와 LCD모니터 등을 생산해 공공조달 PC 시장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을 표방하는 벡트와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고 봤다.

한네트는 VAN과 무인화 키오스크 제조 관련 비즈니스를 갖고 있어 벡트와 당장 사업상 접점이 있진 않다. 다만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옥외 전광판 광고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하고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봤다.

에이텍(23.41배)과 한네트(19.01배)의 PER 평균치인 21.21배를 적용 PER로 잡았다. 다만 할인율(20.57~28.72%)을 적용한 실질 PER는 15.1~16.8배 수준이다. 할인율을 기준치인 ‘2023년 이후 코스닥 신규 일반상장법인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 평균인 22.16~33.92%보다 낮게 잡았음에도 유의미한 공모가·시가총액 상향 효과는 보지 못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벡트 재무총괄 임원은 “아쉬운 건 사실”이라면서 “특례 상장 업체들은 미래 추정 매출로 밸류에이션을 많이 올릴 수 있는데 저희의 경우는 적자 낸 적도 없고 매출 규모도 좀 되면서 이익을 차곡차곡 쌓아왔는데 최근 1년 치 이익에 PER를 반영하는 방식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아쉬운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성 평가 특례 절차를 밟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저희는 업력도 되고 매출도 되고 하니까 정통으로 가보자는 취지로 일반상장을 택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손해를 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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