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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SK온, 유형자산 중 건설중인 자산 비중 최대…당분간 비용 부담 불가피

박기수 기자공개 2024-11-14 08:16:46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4: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것은 양극재 등 원재료지만 현 시점 한정 배터리 셀 업체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비용이 있다. 감가상각비다.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던 시기 공장 신·증설이 이뤄지고 현 시점 유형자산화가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가 배터리 업체 손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 감소로 배터리 셀 업체들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하면서 감가상각비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셀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중 SK온의 경우 아직 감가상각 대상 유형자산이 많이 남아있어 추후에도 고정비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투자 러시 후유증 '감가상각비'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작년 각각 연결 감가상각비로 2조2869억원, 5263억원, 1조6597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작년 연간 비용 32조2591억원 중 7.1%가 감가상각비였다. 원재료 비중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금액만 놓고 보면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조1632억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효과를 제외하면 1조4864억원으로 감가상각비보다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감가상각비는 7349억원이다. 영업손익은 -2841억원(IRA 효과 제외)으로 적자 전환했다. 원재료비 등 변동비 영향도 있지만 매출 감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가 큰 요인이었다.


SK온과 삼성SDI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경우 작년 연간 감가상각비로 1조659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비용인 21조749억원의 8.2% 수준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6334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는 887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작년과 올해 상반기 모두 꾸준히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과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6334억원, 4930억원이다.

SK온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IRA 효과 제외 기준 SK온의 연결 영업손실액은 작년 1조1989억원, 올 상반기 9420억원이다. 이 결과값이 나오는 도중에 감가상각비가 일조했다. 작년과 올 상반기 SK온의 감가상각비는 각각 5263억원, 3527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이자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감가상각비 부담을 강하게 받고 있다. 특히 SKIET의 경우 배터리 셀 기업과 다르게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전체 비용 구조에서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SKIET의 감가상각비는 392억원으로 전체 비용 1204억원의 32.5%를 차지했다.

SKIET 역시 그간 투자로 인해 유형자산을 늘려온 결과 감가상각비가 증가세에 있다. 작년의 경우 SKIET의 감가상각비는 1549억원으로 2021년 1177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은 320억원만을 기록했다.

◇SK온, 미래 비용처리 대상 자산 '최다'

배터리 셀 3사 중 감가상각 부담이 가장 큰 곳은 SK온이다. 회계 처리 상 유형자산 중 건설 중인 자산에는 감가상각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건설 중인 자산이 모두 완공되고 유·무형자산화가 되면 감가상각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추후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체 유형자산에서 건설 중인 자산의 비중이 50%를 하회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유형자산 29조9505억원 중 14조39억원(46.8%)이 건설 중인 자산이다. 삼성SDI도 전체 유형자산 15조4466억원 중 46.9%인 7조2404억원이 건설 중인 자산이다.


반면 SK온은 올해 상반기 말 건설 중인 자산이 전체 유형자산의 60%를 넘는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온의 유형자산은 26조9095억원으로 이중 건설 중인 자산은 67.1%인 18조447억원이다.

이 자산들이 추후 모두 유·무형자산으로 산입될 경우 비용 처리 대상이 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온은 건물의 경우 20~50년, 기계장치의 경우 5~40년을 내용연수로 두고 이 기간동안 정액법으로 감가상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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