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학생 시절 적지 않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발을 담가봤다. 햄버거부터 아이스크림, 떡볶이, 편의점까지. 어떤 업종이든 가맹점주가 가장 예민해지는 날은 동일하다. 바로 '본사'의 점검이 있는 날이다.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언제 어디서든 같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일성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본사는 주기적으로 가맹점에 인력을 투입해 운영 현황과 위생 상태, 매장 환경을 점검한다.
수년이 지났지만 유독 맘스터치에서 아르바이트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이러한 본사의 감시에서 해방됐다는 기쁨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일하면서 한 번도 맘스터치 본사 직원의 정기 감사나 불시 점검을 겪은 적이 없다.
기자가 되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맘스터치를 취재하면서 '점검 해방' 사태의 진상을 알았다. 당시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인수하기 전으로 창업자인 정현식 회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을 때였다.
오너 경영 체제의 맘스터치는 비효율이 관례화되고 체계적 운영 전략이 작동하지 않는 기업이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평가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가맹점에 대한 관리·감독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던 상태였다.
지금의 맘스터치를 만든 건 2019년 새 주인이 된 케이엘앤파트너스다. 인수 후 곧장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체질개선을 위한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TF팀을 신설했다. 지역별 운영 조직을 꾸리고 품질경영본부를 만든 것도 이때다.
본사가 가맹점 품질·위생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맘스터치는 점포마다 맛이 다르다는 '점바점'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3년 만에 식약처 행정처분 건수도 30%가량 줄어들었다.
최근 명륜당, 요아정 등 사모펀드의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PEF가 소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뒷말이 나온다. 단기간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용을 과다하게 효율화하고 대책 없이 몸집만 불린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진출에 대한 색안경을 벗을 필요가 있다. 효율성과 투명성에 방점을 두고 기업의 체질개선을 이뤄내는 PEF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맘스터치처럼 브랜드의 장기적 발전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는 사례가 더 많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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