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을 움직이는 사람들]비스마야 프로젝트 정상화 물꼬 '전략통' 김승모 대표①계약해지 초강수로 협상 주도권 확보, 전략적 조직개편 기반 복합개발·그린인프라 추진
이재빈 기자공개 2024-11-19 07:41:41
[편집자주]
한화건설이 한화에 흡수된 지 2년이 지났다. 건설부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지만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도약을 노리는 가운데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새롭게 전면에 나선 인물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까지 한화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키맨'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사진)는 큰 변화를 겪은 조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발탁된 인사다. 한화건설이 한화에 합병된 후 건설부문의 초대 수장을 맡았다. 취임 후 주요 성과는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정상화와 복합개발사업 추진,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 역량 강화 등으로 꼽힌다.다만 올해 매출이 부진하고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부분은 뼈아픈 대목이다. 취임 후 매출을 책임질 대형 프로젝트를 제때 확보하지 못 하고 원가관리가 미진했던 여파다. 김 대표는 대형 프로젝트 착공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조직개편을 통해 원가관리 조직을 출범시키는 방식으로 실적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두루 섭렵한 그룹 '복심', 중요한 순간마다 전략통 면모
1967년생인 김 대표는 제주 오현고와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34년째 한화에 몸 담고 있는 그는 그룹의 사업재편 때마다 활약하며 전략통 면모를 보인 이력이 있다.
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확장할 때 보여줬던 행보가 전략통의 면모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김 대표는 한화의 국내 태양광 사업조직이자 현재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한화큐셀코리아의 국내사업부장을 시작으로 운영총괄위원과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조직의 기틀을 다졌다.
김 대표는 한화큐셀 이후에도 그룹 경영기획실과 한화테크윈, 한화 방산부문 등 주요 계열사에서 요직을 수행했다. 태양광과 우주·항공, 방산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모두 아우른 이력이 있다.
건설부문 대표를 맡은 후에도 전략통 면모를 드러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기성금을 지급하지 않자 과감하게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2012년 수주 당시 신도시 프로젝트 공사계약금 규모만 80억달러(한화 약 11조2552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일각에서는 계약 해지로 인해 한화의 매출 성장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대표의 판단이 옳았다고 입증된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공사를 재개해야 했던 NIC가 공사미수금 중 일부인 2억3000만달러(3236억원)를 지급하면서다. 이에 한화는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를 부분재개하고 전면 재개를 위한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면 현금흐름이 악화돼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계약 해지라는 전략적 강수를 두면서 발주처에 휘둘리지 않고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대표는 그린 디벨로퍼로의 전환이라는 청사진 달성에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중이다. 먼저 지난 8월 조직개편을 통해 인프라사업부를 본부로 격상시켰다. 친환경 인프라 개발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 수처리와 자원순환 분야에서 친환경 개발사업 시행과 시공, 운영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대규모 복합개발과 관련해서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새로 수주한 사업은 없지만 기존에 확보해 둔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을 비롯해 잠실MICE, 수서역 환승센터, 대전역세권 등 대규모 복합개발사업들이 잇달아 착공될 예정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을 마친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은 연내 착공이 예정돼 있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과 대전역세권 복합개발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이 전망된다. 잠실MICE는 현재 서울시와 사전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 원인, 국내건축공사 원가율 99%…TOP추진실 설립해 개선 도모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실적 부진은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12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한화의 건설업은 올해 들어서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순손실 규모는 1분기 183억원, 2분기 1012억원 등이다. 3분기에도 감사 전 기준 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당기순손실 역시 적자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설공사의 누적 매출인 누적계약수익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건축공사 기준으로 2022년 91.3%에서 2023년 97.4%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수치는 99%에 달한다. 이전 회계연도에 진행된 공사도 누적으로 포함되는 항목임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진행된 국내 건축공사 원가율이 100%를 상회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공사들의 경우 국내개발공사 93.8%, 국내토목공사 91.6%, 국내플랜트공사 99.1% 등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1조3540억원이었던 분기 매출은 4분기 1조2028억원, 2024년 1분기 9584억원, 2분기 9677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매출은 80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년새 분기 매출 규모가 40.3% 감소한 셈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착공 시점이 연기된 여파다. 한화는 도봉 아레나와 인스파이어리조트 준공 후 서울역북부역세권, 대전역세권, 수서역복합환승센터 등을 순차적으로 착공해 매출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우호적인 금융환경으로 인해 PF대출 조달 지연과 인허가 문제 등으로 인해 착공이 연기되면서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TOP추진실을 신설한 것은 이같은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김 대표 직속으로 배치된 TOP추진실은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함께 실시된 인사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한 김민석 건축사업본부장이 실장을 겸한다. 원가율 개선 문제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 규모 감소는 지연된 프로젝트들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의 경우 최근 본PF 조달을 마치고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공사비가 총 1조2018억원에 달하는 만큼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이 다시 불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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