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ISC, SKC 피인수 후 감지된 '유의미한 변화'255점 만점 중 96점, 투명성 제고 노력 '눈길'
구혜린 기자공개 2024-11-20 10:00:4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0: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테스트용 러버소켓 점유율 1위 기업인 ISC 이사회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ISC는 지난해 SKC를 최대주주로 맞으면서 SK그룹에 편입됐다. 이에 이사회 구성원이 물갈이 됐으나, 여전히 독립된 사외이사의 이사회 내 비중이 저조한 편이다.다만 이사회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도가 엿보인다. 최대주주 변경 전 대비 이사회 개최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논의한 안건에 대한 내용도 주주들에게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향후 이같은 기조가 평가 프로세스 개선에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내이사 중심의 이사회, 견제기능 약해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ISC는 255점 만점에 절반에 미달하는 96점을 받았다.
6개 평가지표 중 '견제기능'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45점 만점에 11점, 평점 5점 만점에 1.2점이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 만의 독립된 회의가 갖춰지지 않았고 이사회 내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 대책, 내부거래 통제 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없다.
이는 ISC의 이사회 '구성'이 만들어낸 결과다. 구성 면에서 45점 만점에 14점, 평점 5점 만점에 1.6점을 얻었다. ISC 이사회는 총 8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전부터 ISC 소속이었던 김정렬 대표이사와 SK그룹 소속 3명의 사내이사 및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 부대표인 윤동일 기타비상무이사, 그리고 2명의 사외이사다.
지난해 SK그룹이 ISC를 인수하면서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위해 정비된 이사회다. 지난해 10월 SKC는 기존 ISC의 최대주주였던 헬리오스PE와 펀드를 조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총 5225억원을 들여 ISC 경영권을 인수했다. SKC 인수 전에도 8명의 이사회 인원 중 사외이사를 2인으로 구성, 독립된 사외이사의 비중이 적었던 것은 현재와 동일하다.
이사회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볼 수도 없다. '참여도' 면에서 ISC는 40점 만점에 14점, 평점 5점 만점에 1.8점을 받았다. 연간 이사회 개최 수가 지난해 기준 8회 개최에 그쳤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전무해 사외이사가 기타 활동할 여지도 없는 형편이다. 전체 이사회 출석률은 100%에 가까웠으나, 2명의 사외이사만 1회씩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제고된 정보접근성, SK그룹 관련 기록 상세
세부적인 이사회 정보접근성 측면에서는 최대주주 변경 전후 변화가 감지된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 ISC는 35점 만점에 12점, 평점 5점 만점에 2점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사회 구성원이 변한 뒤 이사회 안건에 대한 기재가 좀 더 상세화됐다. 이에 이사회 내용 투명성 항목에서 5점을 득했다. 이 기조는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 ISC는 네 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구체적으로 인수 전까지는 '건물 매각의 건'을 논의했다고 기재한 수준에 그쳤다면 인수 후에는 '송도 연구소 임대 목적 보완투자 승인의 건' 등으로 기재하고 있다. 특히 'ISC-SKC 간 이행보증 수수료 약정서 체결', 'SKC와의 경영자문 및 경영지원 용역계약 승인' 등 SKC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기록이 상세하다.
이사회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은 평가개선 프로세스 정비에까지 미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면에서 ISC는 35점 만점에 14점, 평점 5점 만점에 2점을 득했다. ESG 총점은 B등급으로 높은 편이나,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가 전무하며 평가에 기반한 이사회 개선 시도,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 및 재선임 여부 반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K그룹 편입 후 올해 경영성과 제고 정도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경영성과' 평가지표에서 ISC는 55점 만점에 31점, 평점 5점 만점에 2.8점을 확보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등 투자지표와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지표는 양호하다. 다만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지표가 국내 기업 평균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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