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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제형변경' 플랫폼 줌인]'특허 피하고 신기술 만들고' 후발 등장에도 자신감 이유③국내외 바이오텍 경쟁가세에도 '사업시점' 요원, 블록버스터 항암제 활용도 우위

김진호 기자공개 2024-11-18 08:25:16

[편집자주]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한 빅파마는 필연적으로 특허 만료로 인한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에 직면한다. 이에 대비하는 한 가지 방안은 제형변경.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을 보유하며 빅파마의 파트너사로 부상했다. 미국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다. 미국 머크(MSD)에 이어 다이이찌산쿄까지 손잡은 알테오젠의 SC 플랫폼 경쟁력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시장에 지금까지는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양강체제가 분명하지만 후발주자의 도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사로는 휴온스, 아미코젠 등이 동종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해외에선 새로운 방식의 SC 제형 전환 기술도 등장했다.

빅파마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후발주자까지 등장하고 나서면서 알테오젠은 방어전략도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기술력 검증이 이뤄져 후발주자와는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미코젠·휴온스 등 국내사 개발 박차, 사업화 시점은 먼 얘기

정맥주사(IV)제로 개발된 약물들의 SC 제형 변경 수요는 끊임없이 창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형 변경 방식은 인간히알루로니다제 활용이다. 인간에서 유래한 효소로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피부 속 사슬을 끊어주기 때문에 SC가 가능해지도록 한다.

이미 검증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보유한 곳은 할로자임 뿐이다. 미국 얀센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부터 스위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까지 9종의 블록버스터 약물이 할로자임의 인간히알루로니다제 ‘인핸즈’를 통해 SC 제형으로 탈바꿈했다.

할로자임보다 약 10년 늦은 2019년 말 알테오젠은 하이브로자임을 완성했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된 약물은 없다.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의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여기에 적용된 하이브로자임의 기술이 검증을 위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SC의 상용화가 이뤄지면 하이브로자임을 도입할 고객 유치가 보다 원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알테오젠은 하이브로자임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활성 및 생산성이 인핸즈 대비 각각 1.5배와 10배씩 높다고 설명한다. 더 높은 기술력에 확실한 개발 성공 사례까지 더해지면 경쟁사인 할로자임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양강체제 속에서도 알테오젠은 할로자임을 넘어서는 공격 전략 말고도 후발주자에 대한 수비전략도 세워야 한다. 특허를 피해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로자임의 인핸즈 특허는 각국에서 최장 2030년까지다.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특허는 2040년까지 유지된다. 이러한 특허 장벽을 피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사 중에서는 아미코젠이 대표적이다. 4년여 전부터 SC 제형 변경 기술을 연구했다. 정자의 머리 속 PH20 단백질이 아닌 신규 물질을 발굴했다. 다만 물질 정보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본임상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기술력에 대해 아직 검증할 단계는 아니다.

아미코젠 관계자는 “SC 제형 변경을 위한 물질 정보는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내년에 비임상을 완료하는 것을 목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휴온스 자회사 휴온스랩도 인간히알루로니자제 제형 변경 플랫폼 ‘HLB3-002’을 개발하며 도전장을 냈다. 올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련 파이프라인을 통증 완화 용도 등으로 자체 제품화하기 위한 품목허가용 임상을 승인받았다. 제조법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국제 특허 출원(PCT)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HLB3-002와 인핸즈는 염기서열이 같아 사실상 동일한 기술로 평가된다. 할로자임의 특허가 끝나기를 기다려야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한국 특허가 만료된 데 따라 사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휴온스랩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특허가 연장됐지만 한국과 유럽 연합은 올해 3월 만료됐다”며 "사업을 펼칠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테오젠은 이 같은 후발 개발사들의 난립이 두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물질이나 제조 관련 특허 장벽을 모두 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새로운 물질을 재조합하는건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분야"라며 "인간히알루로니다제가 화제를 모으는 것도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만 관련 시장에 진입한 데도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SC 변경 플랫폼 복병, 약물 지속도 등 차별점 공략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대한 후발주자들보다 더 주목할 지점은 해외에서 등장한 신개념 SC 제형 변경 기술이다.

미국 린디 바이오사이언스는 8월 자체 개발한 SC제형 전환 플랫폼 '마이크로글라시피케이션'에 대해 스위스 노바티스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았다. 피부층에 있는 당사슬을 뚫고 갈 수 있는 유리화된 미세 입자로 약물을 변환해 피하 조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적은 양으로도 약물을 농축할 수 있고 방출량을 조절해 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글라시피케이션과 인간히알루로니다제의 가장 큰 차이는 약물 확산 속도에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약물에 첨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속성에 변화를 줄 순 없다. 대신 체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대용량으로 주입해야하는 단백질의약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4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부터 최근 각광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신약 등은 모두 단백질로 이뤄진 약물이다. 때문에 이를 보유한 빅파마와 계약을 따내기엔 인간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이 더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결국 제형 변경 시장에서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의 영향력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큰 규모 매출을 올리는 항암제는 대부분 항체기반 약물이다"며 "이런 약물을 SC로 변환하는데는 인간히알루로니다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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