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발 리스크 대응…강력한 신상필벌 예고①역대급 실적에도 '혁신' 강조…인사 시기·규모 등 변수 커져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15 08:35:11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써내려간 현대차그룹이지만 오히려 내부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호실적에 가려진 다양한 리스크들을 제대로 발굴하고 평가해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 체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을 준비 중이다.이에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신상필벌 원칙이 한층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룹사 전체 호실적에 취해 신상을 남발하지도, 강력한 혁신기조에 맞춰 강한 필벌을 단행하지도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 높은 인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빨라진 인사 시계…시급한 계열사부터 ‘핀셋 인사’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15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필요한 계열사에 대해 CEO를 교체하는 ‘핀셋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이날 내 일부 계열사 CEO 인사가 날 전망이다.
신상필벌 원칙에서 올해 우선 순위를 둔 것은 필벌로 평가된다. 가장 리스크가 큰 곳에 혁신기조를 바탕으로 메스를 들이댔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이 정기임원인사를 한달여 앞둔 시점에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으로 백철승 사업 추진 담당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사장은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하며 출범한 현대트랜시스의 초대 대표로 6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합병 후 회사 안정화와 경영 정상화를 이끌며 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노조발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올해 현대트랜시는 노사갈등으로 그룹사 전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현대차그룹 내 유일하게 분규가 발생했다.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이 한 달 넘게 파업을 강행하면서 그 여파로 현대차 아산공장 등 하루 평균 500대 가량 생산 차질을 빚었다.
신상 원칙도 확실히 드러난다.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기아 재경본부장을 맡고 있는 주우정 부사장이 차기 CEO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부사장의 계열사 CEO 승진은 올해 최고 성과를 낸 데 대한 확실한 보상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을 견조하게 유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영업이률은 올 3분기 누적 12.39%로 전세계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탄탄한 영업 및 재무 성과에 대한 평가에 기반해 기아 CFO인 주 부사장에게 계열사 CEO 자리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 ‘혁신’…최고의 순간 방심은 금물
조기 인사에 대한 현대차그룹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사상 최대실적에 대한 보상과 위기감이 높아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혁신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축배를 들어야 하는 순간이지만 모두가 그 잔을 받을 수 없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확고한 글로벌 톱3 지위를 확보했다. 또 수익성 등 측면에선 폭스바겐그룹을 앞서 토요타그룹과 톱2를 형성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더 잘했다기 보단 경쟁사가 더 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이란 평가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성차 판매량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비 판매량은 1.67% 가량 줄었다. 지난해 9월 누적 판매량은 548만1006대에서 올 9월 누적 판매량은 538만9310대로 줄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 734만1022대에서 올해 722만대 수준으로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현대차 품질 이슈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산타페 등에서 결함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수리보상과 미래 발생할 수리보상 등을 인식하면서 올 3분기 현대차는 일회성 비용에 따른 수익 감소를 경험했다. 현대차는 일시적 수익성 저하를 미래 지속 성장을 위협할 경계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을 열거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가 주목한 위협은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 환율하락, 금리인하 등 매크로 불확실성 증대와 중동·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발 리스크도 추가됐다.
리스크 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분석과 근원적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진단 및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추진한다.
이러한 혁신 기조는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등 다른 계열사들에선 아직 리스크가 표면화 되진 않았지만 성과에 안주해 혁신의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사 시기 및 방식, 규모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라며 "각 계열사별 CEO 교체 등 인사원칙도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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