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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외풍 속 변화한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SW 강화' 흐름5년 전 엘리엇 상대 승리 후 외국인 이사진 유지…SDV 경쟁력 확보에 중점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06 07:38:34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5년 전 지분구조와 배당, 이사회 등을 놓고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엘리엇은 주주제안을 통해 그룹 지분구조 핵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 시도는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무산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경험을 교훈 삼은 듯 이때부터 꾸준히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 다양성을 높였다. 이중 현대모비스는 기술과 재무의 전문성을 가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다 최근에는 회사 사업 기조에 따라 소프트웨어(SW)에 강점을 보유한 인물을 선임하는 변화를 줬다.

◇이사회 9인 구조 유지, 외국인 사외이사 2인 진입

2019년 3월 주총을 앞두고 엘리엇이 요구한 안건은 크게 2가지다. 주당배당금을 회사 측 제안(보통주 기준 4000원)의 6배 이상인 2만6399원으로 하는 배당 관련 안건과 이사회 수 증원 및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등 이사회 관련 안건이다. 엘리엇은 이사회 수 상한을 기존 9인 이하에서 11인 이하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외국인 사외이사 2인을 추천했다.

해당 제안은 주총에서 모두 부결되며 현대모비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에 따라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 아케고스캐피탈 공동대표와 칼 토마스 노이만(Karl-Thomas Neumann) 전 오펠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상황이다.

2019년 3월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열린 첫 이사회에서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 옆이 당시 첫 외국인 사외이사였던 브라이언 존스 사외이사.(사진=현대모비스)


엘리엇의 제안은 부결되고 현대모비스의 추천안이 주주 동의를 얻으며 이들 외국인 2명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진입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구조는 기존과 동일하게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9명으로 유지됐고 전체 이사회 구성원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2명이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현대모비스의 첫 외국인 사외이사였던 이들 2명은 각각 재무자문과 경영·기술전략 자문을 맡았다. 특히 독일 완성차 업체 오펠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노이만 사외이사는 글로벌 부품사 콘티넨탈,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 등을 거치며 CEO직을 수행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현대차그룹 대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로선 미래 기술전략을 강화하는 데 있어 노이만 사외이사 역할에 기대를 보냈다.

노이만 사외이사는 1년 임기를 마치고 2020년 재선임되며 2023년 3월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첫 임기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은 이유는 노이만 사외이사가 중도 하차한 전임 사외이사의 잔여 임기 1년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정관상 보선에 의해 선임된 이사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로 정해두고 있다.

◇'SW 방점' 기술 사외이사 선임

지난해 3월을 끝으로 노이만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떠나자 현대모비스는 그 빈자리에 제임스 김(James Woo Kim)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선임했다. 미국 국적의 김 사외이사는 한국GM과 같은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야후코리아 등 글로벌 IT 회사의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흐름 속에 SW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IT 기술력 내재화가 회사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현대모비스도 SW 중심 자동차(SDV)를 미래 경쟁력으로 보고 통합 제어 플랫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에도 이러한 산업 흐름이 반영되며 기술 사외이사 확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IT·SW 경험자를 찾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새로 합류한 키스 위텍(Keith Witek) 사외이사 선임도 이러한 기조 속에 이뤄졌다. 위텍 사외이사는 AMD(미국 반도체), 테슬라, 구글 등 인공지능(AI)·SW 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며 연구개발(R&D) 및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위텍 사외이사의 경험이 현대모비스의 SW와 하드웨어(HW) 융합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앞둔 상황에서 위텍 사외이사의 경력 중 테슬라 재직 이력이 눈에 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위텍 사외이사의 테슬라 재직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지만 당시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며 기술리더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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