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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 돋보기]금융지주 의장엔 금융업 전문가 '최우선' 고려③비은행지주는 오너십 영향 상당, 사내이사 의장으로 선임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27 10:13:31

[편집자주]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대표한다. 어떤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는지가 이사회 독립성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선임한 이사회 의장 면면은 다양하다.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도 있다. 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어떻게 선임하고 그 의장은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더벨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이사회 의장 면면을 분석, 재계의 트렌드와 각 기업의 이사회 특징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5: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은행계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모두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특정 오너 없이 소유가 분산된 금융지주 특성상 이사회 기능이 타 기업 대비 강할 수밖에 없어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자리에는 금융업 전문가들이 다수 앉아 있는 점이 특징 중 하나다.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 비은행계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계 지주와 달리 특정 오너십 영향력이 강한 만큼 총수일가 영향을 받는 사내이사들이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금융지주는 경영진과 오너십을 견제하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을 도모하기 위해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계 금융지주 의장, 금융업 전문성 밑바탕 돼야

지난 9월 말 코스피 시총 상위 100위 명단에는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은행계 금융지주들이 여럿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특정 오너십 없이 소유가 분산돼 있어 이사회 기능이 강한 편이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하고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이들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면면을 보면 금융업권에서 이력을 쌓아온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간 해당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에는 대학교수 출신을 비롯해 회계법인 대표, 고위 공직자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외이사가 기용됐지만 타 업권 대비 금융업계 커리어를 가진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이 관찰된다.

시총 32조원으로 금융지주 중 몸집이 가장 큰 KB금융의 경우 2008년 출범 후 현재까지 16년간 총 7명의 이사회 의장을 배출했다. 7명의 의장 면면을 보면 대학교수 출신이 3명, 금융업권 및 감독당국 출신이 4명 등이다. 교수 출신 이사회 의장은 금융 또는 회계를 전공해 각종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올 3월 선임된 권선주 사외이사다. 1956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한 권 의장은 기업은행장을 역임한 인물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적 식견을 가진 금융 경영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이사회와 경영진이 화합케 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 이사회에서는 이정원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맡고 있다. 신한은행에 입행해 부행장직을 역임한 뒤 신한데이터시스템 대표 등을 지낸 이 의장은 과거 하나은행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찬형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기고 있다. 정 의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포스코기술투자 등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비은행계 지주 이사회 가득한 '오너의 영향력'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100대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들은 은행계 지주사와 달리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가 존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오너일가 일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직을 사내이사가 쥐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으로 부각된다.

메리츠금융 이사회에서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은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업계 등을 두루 거친 김 부회장은 2014년 지주 경영에 참여하면서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올해로 9년째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장 임기는 1년. 김 부회장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9번의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특히 메리츠금융 이사회에는 그룹에 지배적 영향력을 미치는 오너인 조정호 회장이 사내이사로 직접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조 회장은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위원장 등을 일절 맡고 있지 않다. 현재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의 등기이사로 구성된 메리츠금융 이사회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투자금융의 경우 그룹 오너인 김남구 회장이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한국금융은 김 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경에 대해 '금융분야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경영 전문가로 원만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 운영을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한국금융 지분 20.79%를 보유한 김 회장은 한국금융의 단일 최대주주다.

김 회장은 현재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어 그룹 경영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금융 측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사회 독립성 및 경영진 견제 기능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메리츠금융과 같이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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