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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SK그룹의 BSM 의지…'법률·테크' 사외이사 선임 이어져'M&A·AI' 넓히는 SK㈜·SK네트웍스…이사진 '전문성' 강화, 이사회 고도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24 07:59:54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로 장화진 컨플루언트코리아 사장을 영입했다. 회사는 장 사외이사를 '글로벌 테크(Tech) 전문가'로 평가하며 올해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SK㈜는 법무법인 세종의 박현주 선임외국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이사회 내 글로벌 법률·정책 역량을 강화했다.

이들 사외이사 선임으로 두 회사는 이사회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일부 해결했다. 미국 국적의 이들 이사진은 이사회의 국적 다양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각 회사가 글로벌 사업 강화·전환을 위해 필요했던 역량을 채웠다. 이러한 고민은 두 회사의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에서 확인할 수 있다.

◇BSM 도입 출발점 SK㈜, 박 변호사 선임 '일석이조' 효과

SK㈜는 지난 2022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BSM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BSM이란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한눈에 보도록 매트릭스 형태로 구성한 표를 의미한다. 지주사 SK㈜를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SKC, SK네트웍스 등 SK 계열사가 차례로 BSM을 도입했고 이후 한화그룹, 효성그룹 등 재계 전반으로 퍼졌다.

SK㈜의 BSM은 △리더십 △핵심산업(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재무·회계 및 리스크 △법률·공공정책 △인수합병(M&A)·자본시장 △국제관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독립성 충족여부(사외이사만 해당)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전 이사진(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5명)이 보유한 항목은 리더십과 ESG 등이었다. 나머지 항목도 전체 이사진의 절반 이상이 보유한 역량으로 평가받았다.


이사진의 충족 여부가 가장 적은 항목이 법률·공공정책이다. 회사 경영의 법적 리스크 분석·대응과 공공정책의 전문성 보유를 따지는 항목이다. 해당 항목을 충족하는 이사진은 사외이사인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와 박현주(PAK HYUNJU HELEN) 변호사 둘뿐이다. 이중 염 교수의 경우 이미 SK㈜ 사외이사로 5년째 활동 중이며 박 변호사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3월 선임됐다.

SK㈜는 박 변호사 선임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박 변호사는 여성 미국 변호사로 이사회 성별·국적 다양성을 높였고 그동안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한 SK㈜의 이사회에 M&A·법률 전문성도 더했다. 1987년 미국계 로펌 심슨대처앤바틀렛(Simpson Thacher & Bartlett) 뉴욕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세종, 지평 등을 거치며 국제 금융 및 M&A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에 이사회 다양성뿐 아니라 법률·정책 전문성을 동시에 강화할 인물로 꼽힌다. 아울러 그간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은 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아 BSM상 재무·회계 및 리스크, M&A·자본시장 등의 항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테크' SK네트웍스, 뚜렷한 변화 방향성

SK네트웍스도 2022년부터 BSM을 도입·공개 중이다. △ESG △회계·재무 △법률(Legal)·컴플라이언스 △리더십 △투자 △글로벌 역량 △산업·테크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다만 SK㈜와 달리 이사진별 보유 항목을 공개하진 않고 각 항목에 들어가는 이사진의 수만 표기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SK네트웍스 BSM. 2024년 기준 BSM은 아직 미공개(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2021년 '사업형 투자회사'를 비전으로 두고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엔코아(데이터솔루션), 업스테이지(AI) 등 테크기업에 연이어 투자를 진행하다 올해 들어선 'AI 컴퍼니'를 새로운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변화를 준비하며 일찌감치 BSM 내 산업 항목에 '테크'를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BSM상 산업·테크 항목을 충족하는 이사진 수는 전체 8명(사내이사 2·기타비상무이사 1·사외이사 5) 중 5명이다. SK네트웍스가 해당 항목에 들어가는 이사를 기재하진 않아 충족하는 인물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이호정·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이성형 SK㈜ 사장(기타비상무이사) 등을 포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새롭게 SK네트웍스 이사진에 합류한 장화진(CHANG HWAJIN) 사장은 특히 테크 산업에 특화한 인물이다. 1998년 미국 반도체장비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 20년 넘게 재직했다.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지사장을 역임해 국내·외에 걸쳐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도 특별히 장 사외이사의 테크 전문성을 강조한다.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SK네트웍스 현 등기임원 7인(사내이사 2·기타비상무이사 1·사외이사 4)의 전문성 설명란에 장 사외이사는 유일하게 테크 기반 경영전문가로 기재돼 있다. 회사의 사업 비전 변화에 따라 글로벌 테크 전문성을 강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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