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두산밥캣 스캇성철박 부회장, 그룹 '유일·장수' 외국인 CEO10년 넘게 대표 재직, 글로벌 확장 주역…㈜두산 이어 외국인 부회장 CEO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13 13:02:34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상장사 중 이사회에 외국인 구성원을 둔 곳은 두산밥캣이 유일하다. 10년 넘게 대표이사(CEO)로 재직하며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 주역으로 꼽히는 스캇성철박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미국에서 고등학과와 대학교를 나온 미국 국적 전문경영인이다. 2012년 두산그룹에 합류하기 전까지 정보통신, 컨설팅, 제조 등 다방면의 글로벌 기업을 거쳤다.두산그룹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미국 건설기계사 밥캣을 인수했는데 2014년 해당 기업을 분할하며 스캇성철박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부문 전략기획담당(CSO) 겸 품질경영(TQM) 담당 전무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미국 본토에서 시작한 기업인 만큼 현지와의 소통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10년간 두산밥캣을 이끌며 2000억원대 수준이던 북미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는 공을 인정받고 있다.
두산밥캣은 분할·신설 후 2016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북미에서 매출의 70% 이상이 나온다. 상장 첫해 두산밥캣은 34억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66.01%가 북미에서 나왔다. 1947년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사업을 시작해 미국을 근거지로 삼았던 회사인 만큼 매출의 60~70%가 북미에서 창출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회사의 성장과 함께 이 비중은 유지됐다. 두산밥캣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시아·남미·오세아니아(ALAO) 등에서도 매출을 늘려갔지만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매출액도 일정하게 꾸준히 성장한 결과다. 2016년 10억달러가 되지 않던 EMEA 매출은 지난해 12억달러 규모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ALAO 지역 매출도 1억8600만달러에서 7억달러까지 늘었다.
전체 두산밥캣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북미 지역에선 2020년대 들어 매년 10억달러에 가까운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0년까지 20억달러대에서 유지되던 북미 매출이 2021년 34억달러, 2022년 48억달러, 2023년 55억달러를 기록했다. 북미 매출 급증은 자연스럽게 두산밥캣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며 회사 전체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51억달러, 67억달러, 75억달러 등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선봉에 박 부회장이 있었다. 두산그룹으로 적을 옮기기 전까지 25년 동안 글로벌 회사를 거쳤는데 바로 직전 10년 동안 볼보건설기계에서 글로벌 최고정보책임자(CIO) 부사장, 총괄 사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기업에서 시작한 두산밥캣에 글로벌 감각을 이식하는 데 주요한 인물로 박 부회장이 낙점받은 셈이다.
두산밥캣의 정식 출범 이후 박 부회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공동대표 체제를 이뤄 사업과 재무 역할을 나눠 맡았다. CFO 대표이사는 자리를 바꿔도 박 부회장은 자리를 지키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의 주역으로 인정받아 2022년 말 그룹 인사에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때 승진으로 박 부회장은 두산그룹의 두번째 외국인 부회장이 됐다. 두산그룹은 지주사 전환 전(2009년)인 2006년 외국인 CEO로 말레이시아 서던뱅크의 수석부행장 출신인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을 영입한 바 있다. 비모스키 부회장은 ㈜두산 CEO로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2011년까지 ㈜두산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사내이사를 내려놓은 뒤에도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총괄역을 맡았다.
비모스키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직 시절에는 제프리 존스 변호사(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가 외국인 사외이사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현재 그룹 내 유일한 외국인 등기임원이자 장수 CEO인 박 부회장은 두산밥캣의 핵심 사업처인 북미에서 회복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재건기인 2023년까지 두산밥캣은 유례없는 북미 호황기를 맞았다가 올해 들어 그 기저효과로 매출 규모가 급하락했다.
올해 2분기부터 북미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꺾이기 시작하며 3분기 누적 이 지역 매출 규모는 36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여전히 2020년 이전까지 연간 회사 매출에 맞먹는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으나 앞선 2개년의 북미 매출(2022년 48억달러, 2023년 55억달러)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다. 시장에선 북미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내년 현지 인프라 투자로 두산밥캣의 외형 성장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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