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암정복 위한 국산 키트루다 겨냥 '유한-이뮨온시아' 도전기③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 "벤처 장점 살린 빠른 개발, 렉라자 성공 방정식 적용"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24 10:16:05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뮨온시아의 기업가치는 PD-L1 면역항암제 IMC-001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단일항체 파이프라인 3종에 이어 CD47과 PD-L1, TIGIT 등을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 신약 물질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이뮨온시아 파이프라인의 확장은 곧 최대주주 유한양행의 항암 사업부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성공방정식을 재현해 항암 저변을 넓히고자 한다. 그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이뮨온시아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사장과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양사의 밀접한 협업 관계가 주목된다. 더벨은 김흥태 대표를 만나 이뮨온시아와 유한양행의 협업 전략과 상장 후 성장 방안에 대해 들었다.
◇김흥태 대표 취임 후 결속 단단해진 양사, 면역항암제 개발 속도감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주요주주인 소렌토가 보유 지분을 정리하면서 유한양행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유한양행이 렉라자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면역항암제 개발사와 51대 49 비율로 합작 설립한 기업이 이뮨온시아다. 양사의 파트너십은 소렌토가 파산하면서 종료됐다.
유한양행이 소렌토 지분 전량을 매입한 점이 눈에 띈다. 소렌토 보유 지분 매입금 262억원에 추가 유상증자으로 80억원을 더 투입하며 지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이뮨온시아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 일부 주식 증여 등으로 지분율을 67%로 조정했다.
이뮨온시아를 자회사로 안은 건 그만큼 유한양행이 면역항암제 확보에 높은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 개발 기술이 부족했던 유한양행은 소렌토의 기술력을 이식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택했다.
기술개발은 소렌토가 주도하지만 상용화 이후 권리는 대부분 유한양행에 귀속된다. 합작법인 논의 당시부터 유한양행이 판매와 공급자 역할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전해진다.
이뮨온시아 대표이사로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던 김 대표가 오면서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김 대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 국내 상용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단독요법 3상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던 인물이다. 교수 시절부터 유한양행의 R&D를 자문해온 터라 누구보다 유한양행의 R&D 방향성과 필요한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
김 대표가 온 뒤 면역 항암 파이프라인도 보다 풍부해졌다. 가장 먼저 구축한 항PD-L1, 항CD47, 항LAG-3 기전의 단일항체 면역항암제 3종 외에도 이중항체로 저변을 넓혔다. CD47과 PD-L1을 동시 타깃하는 IMC-201, PD-L1과 TIGIT 이중항체 IMC-202 등이 있다. 이 중 IMC-202는 유한양행과의 공동협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IMC-202는 이뮨온시아가 보유한 PD-L1과 유한양행이 갖고있던 TIGIT을 활용해 이중항체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유한양행이 초기 비임상 단계를 진행했고 이뮨온시아가 비임상 단계 세포주를 만들고 이후 임상개발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렉라자 성공사례 재현한다…이사회 정비 후 발전하는 협업모델
양사의 파트너십은 자금 투자를 거쳐 공동 개발로 발전했다. 최근 이사회 전열을 다듬으며 유한양행과의 협업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유한양행의 김열홍 R&D 사장과 이영미 R&BD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랐다.
김열홍 사장 역시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출신이다. 항암 치료 전문가 2인이 모회사와 자회사 R&D를 긴밀히 이끌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기술이전(L/O)과 사업개발전략 경험이 풍부한 이 부사장이 합류해 양사의 협력 모델을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의 성장모델을 이뮨온시아를 통해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에서 물질을 도입해 초기 임상을 진행하고 이를 빅파마에 재이전해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수많은 바이오텍들 속에서 렉라자와 같은 우수한 물질을 타이밍 좋게 발굴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뮨온시아는 어느정도 검증된 항암 신약 물질을 유한양행에 제공할 수 있는 '믿을 곳'이 된다.
김 대표는 "향후 양사의 파트너십은 이뮨온시아가 신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초기 임상을 진행한 뒤 유한양행에 제공하고 유한양행은 글로벌 L/O를 위한 개발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벤처의 장점을 살려 빠르게 면역항암 신약 후보물질 확보와 초기 연구를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실적으로 글로벌 3상을 직접 진행하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에 초기 임상을 끝내고 많은 L/O 레코드를 쌓아나가는데 집중한다.
IMC-001 상용화를 통한 L/O 추진, IMC-002 1b상 결과 도출을 통한 중국 2상 진입과 글로벌 L/O가 우선순위다. 단기 내 많은 비용을 요하지 않는 비임상 단계의 물질과 신규 이중항체 발굴도 틈틈이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IMC-001 상용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IMC-002는 안전성을 확인한 1a상에 이어 1b상에서도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후 중국 임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뮨온시아에서 진행한 1상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곧장 2상을 진행할 수 있어 더 효율적으로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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