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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ADFW 2024]해시드 "창업자와 호흡, 도전의 원동력"김서준 대표 "아부다비 지사 마련, 거점 선택 시 규제 신뢰 가장 중요"

아부다비(UAE)=노윤주 기자공개 2024-12-24 07:57:4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밌잖아요.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질 때, 핵심을 이루는 창업자들과 함께 호흡할 기회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해시드는 운 좋게 기회를 얻었죠."

이달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를 만났다. 이미 성공한 청년 창업가, 가상자산 부호 등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김 대표지만 아직도 눈에 열정이 가득했다.

그에게 바쁘게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냐 묻자 망설임 없이 위와 같이 답했다. 한달이 멀다하고 신기술이 나오는 시장에서는 투자자도 느슨해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 각지를 뛰어다니며 가상자산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접하는 김 대표에게 아부다비를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해시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아부다비 규제당국, 해시드 사업 적극 지원

해시드는 아부다비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중동 진출에 나선다. 올해 중순 아부다비 정부 산하 테크 육성기관 허브71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성과도 이뤘다. '아부다비핀테크위크2024(ADFW 2024)' 행사에서 3일차 벤처스퀘어 무대를 주관하기도 했다.

처음 허브71과 만났던 건 2020년이다. 김 대표가 금융 컨퍼런스 참석차 아부다비를 찾았고 이 때 허브71 관계자를 만나 사무실을 방문했었다. 당시만 해도 입주한 스타트업이 없어 공간이 텅 비어 있었다. 임대료 무상 지원은 물론 직원 급여 일부와 주거, 의료보험까지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에도 홍보가 부족했었다.

ADFW2024, 해시드가 주관한 벤처스테이지 행사에서 발표중인 김서준 대표

3년 후인 지난해 김 대표는 아부다비를 재방문했다.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허브71 프로그램 참여 경쟁률은 100대1을 넘어섰고 블록체인 기업은 물론 기후테크,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 기업들이 대거 입주했다. 해시드가 나서지 않아도 포트폴리오사들이 먼저 아부다비행을 선택하는 추세다. 핵심은 포용적 규제였다.

김 대표는 "웹3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의 신뢰성"이라며 "아부다비가 자유무역지대인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을 중심으로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관의 젊은 리더십도 아부다비 특징이다. 국내로 치면 금융당국 국장급 공무원인 아흐마드 알리 알완(Ahmad Ali Alwan) 허브71 대표도 30대다. 젊은 인재 기용은 신기술 채택 거부감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연장선에서 김 대표는 허브71과의 실무 미팅 자리에 ADGM CEO가 참석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아시아 대형 크립토 VC인 해시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즉석으로 참석했다고 한다. 정부기관장이 가상자산 기업에게 사업을 제안하는 장면이 김 대표에게는 꽤나 이색적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나올 사안에 대해 아부다비에서는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자금을 투입하는 VC가 아닌 인프라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서 아부다비 기관들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ADGM과 허브71 지원 속에 해시드는 아부다비에서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해시드의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인 '프로토콜 캠프'를 아부다비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거점 확대해 스타트업 끌어준다 '블록체인 아직 대세'

해시드는 아부다비 뿐 아니라 동남아, 인도, 미국 등 해외 각지로 사업을 뻗어나가고 있다. 인프라 개발자의 본거지, 세계 최고 테크기업이 탄생한 미국은 공략하지 않을 수 없는 지역이다. 해시드도 미국서 만들어지는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들과 많이 소통하고 있기에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중심으로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동남아는 싱가포르, 태국 등에 거점을 마련했다. 태국서는 자회사 샤드랩을 통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협업 중이다. 스테이블 코인, 멤버십 등 개발이 한창이다. 또 싱가포르에는 공동창업자인 김성호 파트너가 직접 상주하며 시장을 개척 중이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는 동남아 허브이자 중국계 창업자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 국가들은 개인투자와 게임파이 분야 강점을 갖고 있어 주목해야 할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전 세계 개발자의 4분의 1이 인도 출신일 정도로 인재 풀이 풍부하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 인구 1억명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이에 해시드도 '해시드 이머전트' 자회사를 인도에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인도는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금융 소외계층에서부터 가상자산 서비스 채택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간 내 실사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다.

해시드의 해외 진출은 국내 웹3 스타트업에게는 희소식이다. 가상자산 사업을 강하게 제한 중인 국내 규제 특성 상 다양한 유형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때 해시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꺼이 인솔자를 자처하고 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뿐 아니라 테크 스타트업이라면 해외 진출은 필연적"이라며 "이 때 국내서 밀어주고 해외서 당겨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밀어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가 각 국가에 거점이 있으니 현지에서 당겨주는 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규제 당국, 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력과 해외 진출 의지가 있는 스타트업을 당겨주는 게 그들을 도와주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영역도 다각화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지만 해시드는 여전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투자 비중을 절반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블록체인 대중화라는 해시드 투자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다.

가장 주목 중인 영역은 AI와 콘텐츠다. 일각에서는 AI로 인해 블록체인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김 대표는 이를 반박했다. AI 시대 블록체인도 동반 성장한다는 관측이다.

그는 "AI와 블록체인 접점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내년에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가장 핫한 투자 섹터"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중앙화되어 있고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라는 점에서 빛과 그림자 같은 존재"라며 "두 기술이 한 지점에서 만나지 않으면 AI의 불투명성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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