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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대원전선, 자동차용 전선 집중 '단숨에 2위 도약'⑤서명환 회장, 부실 거래처 정리·원가 절감 주문…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

유나겸 기자공개 2024-12-30 13:19:13

[편집자주]

한 줄의 전선에도 다양한 기업들의 기술이 담겨 있다. 전선 한 줄이 완성되는 과정에는 원자재부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복수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전선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이슈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국내 전선 기업의 강점과 기회 요인을 비롯해 전선 생산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기업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전선은 과감한 경영 전략으로 이목을 끄는 곳이다. 특히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이어가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실 거래처를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 결과다.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용 전선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했다. 이러한 성과는 서명환 회장의 의지에 기반한 결과다. 서 회장은 사업 다각화와 고수익 중심 전략으로 대원전선을 국내 2위 자동차용 전선 업체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수익성 개선 이끈 전략적 조치…영업이익 915%↑

대원전선은 1964년 대원전업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1969년 대원전선으로 법인 전환한 뒤 1981년부터 통신케이블 관련 제조설비를 증설하며 양산체제를 확립해 사업을 확장했다.

1988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고 2000년부터는 광통신케이블과 UTP케이블의 제조 및 검사 설비를 갖추며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현재 총 6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원전선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설립 이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전선 업황이 호황을 고려하더라도 대원전선의 이익 증가 폭은 특히 두드러졌다. 외부 환경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조치를 적극 펼친 결과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154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15.38% 증가했다. 단순한 시장 호황 덕분이 아니라 부실 거래처를 정리하고 원가 절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덕분이다.

특히 매출 증대를 위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계약을 맺던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을 줄면서 이익률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여기에 원가 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수익성 개선의 결과는 당기순이익 증가로 확인된다. 대원전선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57%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4155억원으로 전년 동기(3861억원) 대비 7.61% 성장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같은 기간(85억원) 44.71% 증가했다. 대내외적인 전선 수요 증가와 더불어 회사의 내실 있는 경영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다.

◇저수익 사업 탈피, 고부가가치 전선에 집중

이러한 내실 있는 경영의 중심에는 서 회장이 있다. 서 회장은 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며 신중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대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대내외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대원에코그린, 대원그린에너지, 신대원에너지를 인수하며 폐기물처리와 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이들 기업을 매각해 각각 165억원과 138억원의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성과를 거뒀다.

2018년부터는 저수익 사업을 지양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자동차용 전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자동차용 전선은 완성차 제조사의 맞춤형 설계와 고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할 뿐 아니라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분류된다.

대원전선은 2020년 충청남도 당진시와 예산군에 있는 공장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용 전선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약 30% 확대했다. 이후 2022년에도 3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며 생산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자동차용 전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이에 따라 업계 2위로 성큼 올라섰다. 현재 자동차용 전선 시장의 1위 기업은 경신전선으로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이 853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원전선 매출(5154억원) 보다 외형이 훨씬 앞선다.

다만 대원전선이 자동차용 전선 시장에 본격 진출한 시점이 2018년부터란 점이 주목된다. 경신전선은 1989년 전선사업부를 분사해 자동차용 전선 제조에 주력하며 오랜 기간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러한 업력을 가진 경신전선과 비교할 때 대원전선의 성장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현재 대원전선의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다. 과거 한국지엠(GM)도 주요 고객사였으나 GM이 국내에서 자동차용 전선을 공급받지 않으면서 대원전선은 기존 GM 물량을 현대차와 기아에서 충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에 GM까지 고객사로 유지되었다면 매출 볼륨이 더욱 커질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자동차용 전선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내연기관차에는 차량 한 대당 평균 700m의 전선이 사용되지만 전기차에는 약 1km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보다 약 40% 더 많은 전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대원전선을 비롯한 자동차용 전선 제조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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