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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디지털트윈' 이에이트, 176억 규모 유증 추진CB 풋옵션 대비 현금 확보 목적, 성사 주목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02 10: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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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트윈 기업 이에이트가 전환사채(CB)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앞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약점으로 지목되던 재무 건정성도 안정시킬 수 있다. 다만 기대에 못미치는 최근 실적과 높은 증자비율, 우하향 중인 주가 등 유상증자 성공에 부정적인 요인이 산적해 있어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17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320만주를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증자 비율은 33.16%다. 내달 25일부터 26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뒤 내달 28일부터 3월 4일까지 일반모집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에이트가 상장 전 발행했던 1·2·3회차 CB 59억원에 대한 풋옵션 청구를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4억원, 35억원, 20억원 규모의 1·2·3회차 CB는 표면이자율 0%에 만기보장수익률 7%, 조기상환수익률 7%의 조건으로 발행됐다. 조기상환이 진행될 경우 원금에 더해 이자까지 제공해야 한다. 2025년 1월 조기상환 가정 시 필요한 비용은 약 67억원이다.

CB 상환과 별개로 100억원은 연구개발(R&D)과 외주용역비 등 운영자금 명목으로 활용된다. 가장 지출이 큰 분야는 외주용역비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은 분야의 경우 외주용역을 맡겨 고정비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 대부분은 R&D를 위한 인건비로 사용한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리는 편이다. 상장 이후 이에이트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이에이트의 주가는 공모가 2만원을 시작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11월까지는 1만원대를 유지했지만 12월 하락폭이 커지며 5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만기일까지 여유가 있는 CB의 조기상환을 대비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1·2·3회차 CB의 전환 행사가격은 1만9000원이다. 주가가 CB 전환가격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데다 행사 가능 시기에 접어든 만큼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자금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 이에이트의 설명이다.

이에이트는 상장 첫해 목표 실적으로 매출액 164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16억원, 영업손실 78억원으로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1분기말 78.6%였던 부채비율은 3분기말 235%까지 치솟았다. 2분기말 기준 10억원 남짓이었던 리스부채가 92억원으로 껑충 뛴 영향이다. 이에이트는 6년치의 사무실 비용이 한번에 리스부채로 잡힌 영향이라고 전했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예정됐던 사업이 지연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이트는 2020년 LG CNS와 컨소시엄을 꾸려 세종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조성 사업을 따냈다. 세종시 5-1생활권의 디지털트윈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것이 이에이트의 역할이다. 하지만 LH와 민간 컨소시엄간 협상이 지연되면서 매출 발생 시점도 늦춰졌다. 올해 3월에야 첫삽을 떴다.

부산에코델타시티도 같은 상황이다. 이에이트는 세종스마트시티와 마찬가지로 LG CNS 컨소시엄에 합류해 2022년 부산에코델타시티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올해까지 사업을 진행할 특수목적법인(SPC)조차 설립되지 않는 등 매출 발생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이트는 당초 올해 세종스마트시티 사업에서 56억원, 부산에코델타시티 사업에서 15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실적 전망치를 작성했다. 하지만 두 스마트시티 사업이 지연되면서 약 70억원의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민간 사업이 아닌 정부 사업인 만큼 지연될뿐 아예 취소되거나 하진 않는다"며 "올해 발생하지 않은 만큼의 매출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년이나 그 다음해에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에이트의 유상증자 성공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구주주 중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건 최대주주인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뿐이다. 그는 보유 주식의 3% 내외로 참여한다. 약 2만4701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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