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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유통가 리포트]'고물가'에 웃은 급식업, 먹거리 발굴 '총력'[식품]⑤실적 상승에도 '긴장감' 여전…해외 시장 공략·푸드테크 연구 이어져

안준호 기자공개 2025-01-02 14:37:52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물가와 불황으로 주름살이 깊어진 2024년 유통가에서도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을 영위하는 종합식품 기업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사업 비중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전년 대비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그린푸드 등 일부 상장 기업은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따뜻한 연말을 맞이했지만 긴장감은 예년 못지않게 크다. 한화그룹의 과감한 인수합병(M&A) 시도로 향후 업계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 시장 진출, 푸드테크 도입 등 다음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고물가에 늘어난 수요…단체급식 기업 일제히 실적 증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급식·식자재 유통업체들의 2024년 3분기 실적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삼성물산,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이 모두 분기 매출액이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300억원까지 매출액이 상승했다.

삼성웰스토리는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2조3040억원을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조940억원보다 1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1060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볼륨은 물론 수익성도 확보한 셈이다.

CJ프레시웨이의 누적 매출액은 2조2860억원에서 2조3746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49억원에서 68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식자재 유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고물가와 외식 시장 침체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3분기 기준 CJ프레시웨이 식자재유통 중 외식 비중은 약 33%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의 경우 단체급식과 시너지도 있지만 외식업 납품 비중도 크기 때문에 고물가 기조에 반드시 수혜를 본다고 할 순 없다”며 “단체급식 유통을 통해 실적을 보완하며 장기적으로 외식업 솔루션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3사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실속’이 있었다. 누적 매출액은 1조7040억원으로 전년(1조6298억원) 대비 5% 가량 늘어난 가운데 영업이익이 866억원에서 102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0%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에도 실적 상승이 그대로 반영됐다. 수년 동안 횡보하던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올해들어 우상향 중이다. 최근에는 1만6000원대를 넘어서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워낙 물가가 오르다 보니 구내 식당 등 단체 급식 수요 증가로 실적 상승을 기대하는 종목”이라며 “밸류업 공시에도 앞장서면서 주목받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 강도 강해지는 식품업계…해외 진출·푸드테크 개발 등 총력

2025년 전망은 어떨까. 올 한해 실적 상승으로 웃었지만 긴장감이 옅어지진 않았다. 단체급식 하나만 바라보기엔 국내 시장의 파이가 큰 편은 아니다. 최근 한화그룹이 종합식품기업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며 오히려 경쟁 강도가 강해질 가능성도 커졌다. 때문에 이들 기업 역시 푸드테크 솔루션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 신규 먹거리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해외 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말 창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식음 솔루션 리더’ 비전을 발표한 뒤 올 한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12% 가량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30%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해외 진출 거점은 베트남 시장이다. 이미 2023년 기준 베트남 법인이 139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현지 단체급식 시장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국내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덕분이다. 지난 5월에는 현지 식자재 유통사업 강화를 위해 2만6700㎡ 규모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준공하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중동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3분기 해외 급식 매출(970억원) 가운데 중동 지역 비중이 482억원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단체급식 업계에서는 가장 빨리 해외 시장에 진출한 편이다. 2011년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중동과 중국, 멕시코, 미국 등에서 88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식자재 유통 비중이 큰 CJ프레시웨이는 푸드테크와 외식업 솔루션이 향후 먹거리다. 최근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포털인 ‘온리원 비즈넷’ 등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식자재 무인 판매, 온라인 유통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 등 로봇 기업과 푸드서비스 자동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푸드테크 진출도 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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