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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알리바바 동맹]2막 오른 'C커머스' 공세…경쟁 구도 달라진다②쿠팡·네이버 뒤쫓는 '이커머스 공룡' 등장…향후 투자 규모 관건

안준호 기자공개 2024-12-30 08:27:07

[편집자주]

정용진 회장 체제가 출범한 2024년 신세계그룹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 통합 이마트를 출범하고 신세계건설 상장폐지 등 자회사 개편도 진행했다. 대미를 장식한 건은 지마켓의 심폐소생을 위해 알리바바그룹과 손을 잡은 것이다. 사실상 쿠팡 독주 체제가 구축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예고한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의 협업 배경과 사업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대표주자인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며 이커머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시장은 직매입 구조의 쿠팡, 국내 최대 포털에 기반한 네이버가 장악하고 있다. 신생 JV 출범으로 양강 체제의 업계 구도에 다시 한번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JV 출범 이후 추가 투자 전략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셀러들의 해외 진출, IT 기술 고도화 정도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단 지마켓의 브랜드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자금력이 성공적으로 결합할 경우 파괴력은 충분하다.

◇수익성 화두였던 이커머스…'한·중 동맹' 출현으로 달라진 분위기

신세계그룹은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룹 내 이커머스 자회사인 지마켓을 현물 출자해 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하게 된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 유통 기업이 손을 맞잡으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졌다. 현재 국내 시장은 과도기를 지나 쿠팡과 네이버의 경쟁 구도가 굳어진 상황이다. 절대적 강자는 없지만 ‘2강’ 체제가 굳어지며 출혈 경쟁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주된 전략으로 부상했다. 쿠팡과 네이버가 2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 그룹을 형성한 덕분이다.

신세계-알리바바 동맹의 등장은 이런 상황에도 균열을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JV 설립의 초점을 지마켓이 아닌 'C커머스의 한국 진출'이라는 구도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재무 안정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마트 계열사 전반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로 직접 투자는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관점에서 이번 딜의 의의는 재무 안정성 개선과 투자 비용 축소”라며 “이미 이커머스 분야에선 직접 투자보다는 외부와의 협업 전략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쓱닷컴과 지마켓은 CJ대한통운과 협업을 강화하며 익일배송 확대에 나선 바 있다.

한편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압도적인 가격 정책을 기반으로 흥행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저품질과 가품 이슈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마주했다. 초저가 전략이 갖는 파괴력은 컸지만 그 이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런 부분을 신세계그룹과의 JV 설립이 채워줄 수 있다.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중간, 혹은 그 이상 가격대의 상품군을 소싱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했다”며 “한국 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사업자 진출이 부진한 지역인데, JV 출범 이후 알리익스프레스가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멈췄던 '투자 시계' 돌아갈까…"프로모션 강화·물류센터 구축 등 가능성"

JV 설립과 별개로 두 플랫폼은 '따로 또 같이' 운영될 예정이다. 단 구체적 전략 없이 움직일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이 없었던 지마켓이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현 시점에선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에선 JV 설립 이후 투자 정책과 규모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알리 측은 올해 한국 진출 이후 세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향후 3년 동안 11억 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연말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사업 전략이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JV 설립이 본격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알렸던 만큼 JV 설립 이후 본격적인 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춘다면 평택, 국내 수요를 노린다면 물류 허브인 옥천·용인 등에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장 꺼내들 수 있는 카드도 존재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상품 판매자들에게 입점수수료 및 판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미 파격적인 조건이지만 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모든 플랫폼을 통해 판매자들이 상품을 유통시키는 구조”라며 “채널별 집중도가 다를 뿐인데, JV 설립 후 보다 판매자 혜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기존 업체와의 경쟁 강도를 높일 경우 단기적으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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