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고물가 수혜 본 SSM…'본업' 집중한 마트·편의점[채널]1~2인 가구 수요 공략하며 매출액 우상향…온라인 유통 '보완재' 역할로 성장
안준호 기자공개 2025-01-02 14:48:30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물가로 불황이 짙어진 올해 유통업계에선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존재감이 유독 돋보였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시장 안착이 정체됐던 지난해와 달리 유통 채널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그간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이끌던 편의점 업계는 불황 장기화에 정체를 겪었다. 주요 업체들 역시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주며 성장 동력 마련에 골몰했다. 대형마트들은 식료품 특화 매장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보이며 생존을 도모했다.
◇접근성 앞세운 SSM, 온라인 유통채널과 함께 '동반 성장'
3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국내 SSM의 전년 대비 11월 매출 증가율은 6.8%로 나타났다. 대형마트(5.7%)와 편의점(5.1%), 백화점(1.4%)을 제치고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SSM의 오프라인 유통 내 비중은 아직 2.5%에 불과하다. 다만 성장세는 다른 채널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점에서 소비 트렌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주요 SSM의 매출 증감률은 2022년만 해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 2.5%였다.
흐름이 바뀐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3년 연간 기준 3.7%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뒤 올해 상반기엔 5.6%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반기에도 월별 기준 9월(-2.7%)을 제외하면 매달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이어갔다. 8월과 10월, 11월에는 각각 6% 이상 매출액이 늘었다.
SSM의 최대 강점은 접근성이다. 편의점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대형마트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살 수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한 인구 구조의 수혜도 받았다. ‘다품종 소량 구매’가 가능한 SSM이 주요 채널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의 성장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용량 제품은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구매하고, 근처 슈퍼마켓 등에서 필요한 식료품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실제 SSM 채널 성장세는 온라인 채널의 매출액이 오프라인을 추월한 지난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는 2024년 3분기 1조1985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 주요 사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롯데쇼핑 슈퍼마켓 부문 매출액은 993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977억원)보다 감소했지만, 실적 내 비중은 9.1%에서 9.5%로 오히려 상승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 고물가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SSM의 신규 출점이 증가세를 보였다"며 "근거리 채널인 것은 편의점과 같지만 대형마트처럼 신선식품 코너를 갖춘 것이 주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주춤' 편의점, 해외 공략 박차…대형마트는 특화 매장 주력
편의점은 올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국내 주요 편의점 매출액 증가율은 2022년 10.8%에서 2023년 8.1%, 2024년 상반기 5.2%로 감소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점포 수가 5만5000개에 달하는 등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것이 주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6조4823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 가량 감소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연간 매출액은 약 8조6475억원. 전년(8조1948억원) 대비 절대 규모는 늘어났지만 증가율이 7.6%에서 5.5%로 감소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성장세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 확보와 해외 진출이다. BGF리테일의 경우 내년 상권별 맞춤 전략을 통해 고수익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몽골,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GS리테일 역시 베트남, 몽골 중심으로 해외 점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특화 매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편의점과 SSM의 성장에 대응해 가장 큰 강점인 신선식품 분야를 더욱 키운다는 전략이다. 신규 출점은 물론 기존 매장도 리뉴얼을 통해 식료품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대구 수성구에 그로서리 특화 매장인 ‘푸드마켓’ 1호점을 냈다. 기존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식품을 파는 전문 매장 콘셉트다. 2025년에도 식료품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신규 출점 및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역시 2023년 첫 선을 보인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 그로서리’ 중심으로 신규 출점을 준비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SSM이 성장으로 마트 방문객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대형마트의 가장 큰 강점이 식료품 쪽에 있기 때문에 특화 매장 중심으로 신규 출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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