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저축은행 돋보기]김장섭 NH저축 신임 대표, 영업구역 제약 돌파구 마련할까②서울지역 대출 50% 이상 취급 의무…투자·운용서 비이자이익 확대 기대
김경찬 기자공개 2024-12-31 10:59:45
[편집자주]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지 10여 년이 흘렀다. 영업정지·폐업 위기에 놓인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그룹 내에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부실 사태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점차 회복하며 꾸준한 자산 성장에 기반해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부동산PF에서 촉발된 위기가 또다시 저축은행 업권을 드리우고 있다. 인수 이후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의 성장 과정들을 되돌아보고 향후 경영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7: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섭 NH저축은행 대표 후보는 영업구역 제약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김 후보의 투자, 운용 전문성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NH저축은행이 리테일 사업 중심으로 경영체질을 개선하는 데 있어 운용 부문이 뒷받침될 전망이다.김장섭 후보가 내년에 정식 취임하면 NH저축은행은 여섯 번째 대표를 맞이하게 됐다. 대표 자리는 관행적으로 농협중앙회 출신들이 꿰차고 있다. NH저축은행이 농협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농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영업통을 발탁하고 있다.
◇범농협 계열사 연계 영업 적극 활용
NH저축은행은 출범과 함께 계열사 연계 영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보통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계열 저축은행에 연결해 지원하는 구조다. NH저축은행은 농협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활성화하며 견고한 영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 초기에는 중소기업과 개인담보대출, 정책상품 등을 취급했다. 2015년 규제가 완화되면서 개인신용대출로 취급 범위를 확장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 위주로 취급하며 현재 대출 자산 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 인수 당시 약 4800억원이었던 중소기업대출 자산은 2022년 1조2752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업권 전반적으로 부동산 대출 부실이 급증하면서 NH저축은행도 기업금융을 전략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9월말 기준 중소기업대출은 884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대출의 47%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에서는 자체 모바일 앱 'NH저축은행 스마트뱅킹'을 선보이며 영업 채널을 넓혔다. 비대면 고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가계대출의 전체 자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 3343억원이었던 가계대출 자산은 이듬해 4644억원으로 40%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중금리대출 취급이 빠르게 증가했다. 2020년에 중금리대출을 720억원 취급하며 전년보다 8배가량 순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약 2500억원을 취급했다.
◇대출 영업 규제로 외형 성장 제동, 유가증권 성장동력 될까
김장섭 후보의 당면 과제는 리테일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다. NH저축은행은 범농협 시너지를 활용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가계대출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지역 내 의무대출 규제가 대출 영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NH저축은행이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단일 영업구역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각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이 규정돼 있다. 본점이 서울 지역인 NH저축은행은 서울에서만 의무적으로 대출을 50% 이상 취급해야 한다. NH저축은행과 달리 신한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서울, 경기, 인천 등 복수의 영업구역을 확보하고 있다.
NH저축은행의 주요 영업채널인 연계 영업과 비대면 영업도 영업구역 제약을 받는다. 본점을 통한 영업이 아니더라도 차주 소재지가 서울 외 지역이면 50% 미만의 대출 한도가 적용된다. 비대면 서비스가 보편화된 최근 영업환경에서 NH저축은행이 외형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NH저축은행은 9월말 기준 총자산 2조2839억원을 기록하며 편입 이후 3.2배 성장했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13위에 위치하며 중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계 저축은행 내에서는 우리금융저축은행(1조925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덩치가 작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대전, 세종 등 충청권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지역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대출 영업에 대한 과제는 김장섭 후보에게 넘어가게 됐다. 올해 NH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내년에도 가계대출을 강화하며 균형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의 전문성에 기반한 투자, 운용에서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NH저축은행은 551억원의 유가증권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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