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스타트업이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에 진입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드투자 이후 시리즈A 단계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에 정책 자금 매칭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최근 취재 중에 만난 국내 액셀러레이터(AC) 대표의 말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데스밸리는 수익을 창출하기 전 자금 조달이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존폐 위험에 시달리는 기간이다. 보통 창업 후 3~6년 정도를 말하지만 최근에는 초기부터 위기를 겪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초기 스타트업들은 '투자 혹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데다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후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2024년 3년 이하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1조5606억원으로 2023년대비 24.8% 감소했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43.26% 줄어들었다.
적재적소에 모험자본이 공급되지 않은 스타트업은 고스란히 고사 위기에 빠지게 된다. 특히 아직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시리즈A 단계 이하 초기 기업일수록 데스밸리의 골은 더욱 깊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1년 차에는 64.1% 수준이지만 3년 차에 접어들면 46.3%로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초기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여럿 펼치고 있으나 이마저도 민간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중기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팁스(TIPS)는 민간 투자사로부터 1억~10억원 투자 유치가 선행돼야 연구개발(R&D) 자금을 매칭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결국 모험자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스타트업이 길고 긴 데스밸리를 지날 수 있도록 벤처캐피탈이 창업 생태계 최일선에서 젖줄 역할을 해야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때 모험자본도 생명력을 갖는다는 업의 본질을 기억하며 초기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야한다.
초기 투자에 주력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디캠프는 프리시리즈A 단계 투자를 확대하는 '배치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본격 시작했다. 더 많은 모험자본이 동참하길 바란다. 초기 스타트업 데스밸리 극복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이영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데스밸리와 모험자본
- [thebell League Table]나우IB, 펀드 결성 순항…AUM '1조 클럽' 목전
- 'CES 2025' 향하는 VC들…IMM·아주IB 열기 '후끈'
- [VC 투자기업]'랩노쉬·한끼통살' 이그니스, 연매출 1500억 껑충
- [thebell League Table]'손바뀜' SBVA, 펀딩·투자·회수 선순환…AUM 3위 사수
- [thebell League Table]'수장 교체' 신한벤처투자, AUM 2조 '가속페달'
- [thebell League Table]SBI인베, 펀딩 '톱3' 올라…4000억 실탄 장전
- [thebell League Table]스톤브릿지벤처, 투자 광폭 행보…2000억 벽 깼다
- [Founder Profile/라이너]'글로벌 AI 리더' 김진우 "구글 넘는 검색 강자 목표"
- [thebell League Table]벤처펀드 회수 반등세…1000억 이상 실적 '16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