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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이트 IPO 주관 한화증권, 유증 딜에 배제된 사연은 키움증권 통해 발행…영업기반·수수료 등 고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5-01-13 08:15:41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업 이에이트가 기업공개(IPO) 1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이에이트는 IPO 주관사였던 한화증권 대신 키움증권을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눈길을 끈다. 키움증권은 기업성장금융팀을 중심으로 최근 코스닥 기업 영업 기반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이트 측은 한화투자증권보다는 키움증권의 조건이 더 우수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IPO 1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서게 된 이유는 증시 위축으로 인한 사모 전환사채(CB) 상환이다. CB 투자자에는 한화투자증권도 포함된 만큼 키움증권을 선택하는 쪽이 나았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이트, IPO 파트너 한화증권과는 결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현재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320만주를 모집할 예정이며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를 위한 대표 주관사에는 키움증권을 선정했고 인수회사에 한양증권을 포함했다.

오는 14일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될 예정이지만 일단 이에이트는 주당 5530원으로 총 176억9600만원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모집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종 확정 발행가액은 2월 20일에 확정된다.

이에이트는 상장 1년도 되지 않아서 유상증자에 나섰다.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직전 조달 파트너였던 한화투자증권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상 증권사 IB들은 기업 생애주기에 맞춰 조달 활동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IPO 이후 유상증자, 주가연계증권(ELB), 회사채 조달 파트너로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다.

IPO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의 경우 필요에 따라 주관사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IB들은 주기적인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영업활동을 이어가는 게 일상적이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한솔테크닉스 이후 유상증자 트랙레코드가 없다.

이에이트는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주당 2만원에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가액 밴드는 1만4500~1만8500원으로 제시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하면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공모가액이 결정됐다. 모집 총액은 226억원(113만주)이었다. 한화투자증권 몫의 수수료는 인수금액의 4%에 해당하는 9억3120만원이었다.

◇키움증권, 리테일 기반 탄탄…CB 투자자 중 한화증권도 포함

이에이트가 키움증권을 선택한 데에는 청약 접근성과 수수료율 등이 모두 고려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은 국내 최대의 온라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2024년 3분기말 누적 기준 국내 주식 기준 전체 시장점유율 19.4%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리테일 기반이 키움증권에 비해 약할 수 밖에 없다.

또 유상증자의 경우 딜 난이도에 따라 수수료도 달라진다. 코스닥 기업들은 조달 난이도에 따라 수수료율이 올라간다. 대기업 유상증자의 경우 인수금액의 0.3~0.4% 선이다. 지난해 진행된 코스닥 유상증자 수수료가 가장 컸던 하이소닉의 경우 인수수수료가 2%, 실권수수료가 20%였다.

키움증권이 2024년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맥스트의 경우 인수수수료가 1.5%에서 책정됐고 이번에는 대표주관수수료 3000만원(정액)과 인수수수료는 1.2%였다. 실권수수료는 잔액인수금액의 15%였다. 유상증자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는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시했다는 평이다.

이에이트 측은 한화투자증권보다 키움증권의 조건이 더 뛰어났다는 입장이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의 제안을 받았는데 목적과 잘 맞는 증권사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한화투자증권도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키움증권 쪽이 훨씬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CB 상환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이트는 2022~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사모 CB를 발행했다. 1회차 사모 CB는 한화투자증권(4억원)을 대상으로 발행했고 2·3회차는 스톤브릿지DNA혁신성장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각각 35억원, 2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IPO 때에는 프리IPO 과정에서 발행했던 CB의 전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해 공모 규모를 전체 발행 주식의 10% 정도로 가져갔었다"며 "지난 12월 계엄 발표 이후 CB 조기상환청구권(풋) 요구가 있었는데 다시 CB를 발행해서 이를 차환하는 것보다는 유상증자가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이 확충되면 부채비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크지 않은 규모지만 CB 투자자 중 한화투자증권도 있다. CB를 상환하기 위해 진행하는 유상증자를 당사자에게 맡기는 것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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