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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최대실적' 현대트랜시스, 모빌리티 투자 '베팅'영업이익보다 많은 CAPEX 투자…차입금 만기분산 '총력'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10 13:15:40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는 그룹의 친환경차 전환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수년째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액수를 재투자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늘어나는 차량 라인업에 장착되는 부품의 생산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습이다.

다만 현대트랜시스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차입하고 있다. 차입금의 상환 만기일도 골고루 분포해 상환 부담을 덜어내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차입금이 늘어난 것과 반대로 현금성자산이 꾸준히 우상향한 배경이다.

◇실적 우상향에도, 늘어난 투자에 7년째 '잉여현금 적자'

현대트랜시스는 2020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경신 중이다. 2022년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 11조6940억원으로 외형을 한층 더 키웠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조55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6%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054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트랜시스의 호실적은 핵심 거래처인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이 선전하면서 생산 모델에 탑재되는 변속기의 수요가 늘어났다. 실제 현대트랜시스 서산공장 자동변속기 생산라인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105.7%, 수동변속기 라인은 106.6%로 집계됐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금창출력도 강화됐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창사 최대 실적을 거둔 2023년 동기(2609억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현대트랜시스는 영업을 통해 확보한 현금보다 많은 자금을 자본적지출(CAPEX)로 사용해 2018년부터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트랜시스의 FCF는 마이너스(-) 1871억원으로 2023년 동기(-989억원)보다 두 배가량 악화됐다.

CAPEX가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트랜시스는 2021년 1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시트 공장을 증설하는 등 기존의 제조 시스템을 친환경차 생산설비로 바꾸는 데 속도를 높였다.

아울러 2023년부터 수천억 원 규모의 유·무형자산을 취득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에 현대트랜시스의 CAPEX는 2022년 3480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5792억원, 지난해 3분기 말 4661억원으로 늘어났다.

◇차입금 외부 조달…현금 곳간은 '축적'

현대트랜시스는 잉여현금 적자에도 현금성자산을 꾸준히 쌓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차입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상환 만기일을 분포해 재무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다만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트랜시스의 총차입금은 2조8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2조3841억원) 대비 4655억원 늘어난 것으로 최근 5개년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는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2677억원, 장기차입금과 사채가 2392억원 늘어났다.

현대트랜시스는 상환 만기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차입을 균등하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자비용은 922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497억원)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났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171.5%, 31.2%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차입금 추이와 반대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트랜시스의 현금성자산은 1조5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외부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다.

이에 현대트랜시스의 유동비율은 132.8%로 집계됐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이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보다 1.32배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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