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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선수금 유출 우려' 제주항공, 보유 현금으로 대응2024년 3Q 선수금 2606억원, 신규 예약 유입·비축현금 활용

홍다원 기자공개 2025-01-07 08:28:56

[편집자주]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시설과 부딪혀 폭발했다. 생존자는 2명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번째로 크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평판 리스크는 추락했고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이번 여객기 참사가 제주항공의 경영활동,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08: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잇단 예약 취소가 이뤄지면서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공사의 선수금인 항공티켓 값은 계약부채로 인식됐다가 추후 매출로 연결된다. 선수금의 유입은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환불 등을 통해 매출로 전환되지 않으면 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데믹으로 회복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최근 악화해 자칫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822억원에다 금융상품 처분 등으로 현금을 마련할 수 있어 이를 활용, 현금흐름 둔화에 대응해 나갈 방법은 있다.

◇'항공권 취소' 문의 증가, '현금흐름 둔화' 가능성

2024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제주항공의 선수금은 2606억원 수준이다.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사)에게 미리 받은 돈이다. 항공사의 선수금은 고객들이 미리 예매한 항공티켓 값에 해당한다.

항공사들은 티켓값을 미리 받았기 때문에 고객에게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선수금은 재무제표상 계약부채로 분류된다. 부채인 탓에 선수금의 증가는 숫자상의 채무급증으로 이어진다.

실제 2022년 2150억원이었던 제주항공의 선수금은 2023년 2932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30.99%에서 532.58%로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올랐어도 늘어난 선수금은 추후 매출로 전환되기 때문에 통상 '좋은 부채'로 불린다.


매출로 인식하는 시기에 이익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항공사에게 선수금 급증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은 오히려 실적 회복의 신호탄으로 꼽힌다.

문제는 고객의 환불 등으로 선수금이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다. 이는 현재 제주항공이 직면한 문제다. 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이후 항공권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고 이후 12월 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제주항공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8000건이다. 대부분의 취소 건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발생했다. 미리 받아둔 선수금이 추후 매출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제주항공 손익은 물론 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엔데믹을 기점으로 순유입으로 전환됐던 제주항공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최근 둔화하고 있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2023년 3736억원에 달했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4년 3분기 939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순이익이 감소했고 매입채무·기타채무의 감소로 유출되는 현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금성자산 보유로 유동성 우려 적어"

다만 제주항공은 여객기 취소 문의가 유동성 우려로 번질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데다가 추가적으로 금융자산의 현금화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1822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단기금융상품을 처분, 현금곳간을 쌓는 재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4624억원의 규모의 현금이 유입됐고 2023년에도 5309억원 규모의 금융상품을 현금화했다.


현재 상황에서 전체 선수금 중 당장 매출로 전환되지 못하는 규모를 추정하기도 어렵다. 여객기 사고 이후 취소되는 여행도 있지만 올해 1월 들어선 신규로 유입되는 예약도 발생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우려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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