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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지방공항 거점' 확장전략 '올스톱'동남아 비중 33.1%로 '최대', 무안공항 노선 유지 '불투명'

이영호 기자공개 2025-01-02 07:51:07

[편집자주]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시설과 부딪혀 폭발했다. 생존자는 2명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번째로 크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평판 리스크는 추락했고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이번 여객기 참사가 제주항공의 경영활동,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여파로 제주항공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확장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예기치 못한 안전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제주항공이 공을 들여왔던 지역 영업망에도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지방공항을 중점적으로 개척하며 일본, 대만, 동남아 등 해외 노선을 키워왔다.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제주항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금번 사고를 계기로 지방공항 공략은 이전보다 힘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항공권 예매 취소 물량은 평소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9일 항공기 추락 사고에 따른 여파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항공권 신규 발권 물량은 평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하락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제주항공 올해 3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선은 다름아닌 동남아(33.1%)다. 이어 일본(30.2%), 국내선(16.5%) 순이었다. 제주항공에 있어 동남아 노선은 일본 노선과 함께 매출 비중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37.2%에 달할 정도로 동남아 노선은 제주항공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공교롭게도 금번 사고가 발생한 노선 역시 동남아다. 주력 노선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주항공 실적에 미칠 영향은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동남아 노선은 물론이고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국내선, 중화권, 일본, 대양주, 등 다른 주요 노선에서도 피해가 예상된다.

제주항공이 힘을 줬던 지방공항 확장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제주항공은 경쟁이 치열한 인천공항, 김포공항 대신 지역 중소 공항에 신규 노선을 집중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지방공항 공략은 국내 저가항공사 간 경쟁을 치열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던 제주항공의 '묘수'로 평가됐다.

제주항공은 지방 소비자들의 여행 수요를 석권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롭게 썼다. 매출 1조7240억원에 영업이익 1698억원을 기록했는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부진 단번에 만회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능가하는 호실적이었다. 2019년부터 이어졌던 영업적자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전환됐다. 올해는 지난해 호실적을 등에 업고 한 단계 더 높은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터였다.

특히 무안공항은 제주항공이 올해 새롭게 취항한 지방공항이었다. 제주항공 확장전략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실제 제주항공은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 다수 비행편을 무안공항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번 사고 여파로 무안공항 노선 유지는 물론, 여타 지방공항 노선 운영에도 불확실성이 생긴 것으로 관측된다.

사고시점이 연말인 만큼 이번 사태가 올해 매출에 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항공권 예매 취소, 이용 수요 감소 등 사고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으로선 당장 실적 하락보다도 성장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략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이 더 큰 타격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지방공항 확장은 사실상 올스톱될 수 있다"며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신성장 동력을 간신히 찾았던 제주항공으로선 여러모로 뼈아픈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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