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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투자 늘리고 대관 강화…'정면돌파' 통할까①백악관 회동 추진 '선택 관세' 요청…'투자 확대' 기조 어필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21 10:18:21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흠잡을 데 없는 최전성기'. 자동차산업 역사상 가장 급진적이라고 평가받는 '전동화 대전환' 속에서 글로벌 3위에 안착한 현대차그룹의 지난 2년간 행보에 대한 평가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700만대를 넘어서는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곳곳에 도사린 불확실성 등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펼쳐졌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충격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텃밭인 한국과 핵심 시장인 유럽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 키워드를 꺼내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동시에 올해 '정면돌파'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또 미국 내 대관역량을 강화해 트럼프발 생크션 리스크 대응에도 나섰다. 유럽에선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백악관 회동 추진…'트럼프 스톰' 대비

현대차그룹은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핵심은 북미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동시에 글로벌 첨단 기술의 선도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현대차그룹의 북미 시장 판매량은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2022년 글로벌 판매량 684만4719대 중 27.01%인 184만8887대를 북미에서 판매했다. 2023년 211만3952대, 지난해도 미국 시장에서 170만대 이상을 판매한 점으로 봤을 때 북미에서 2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내 급변하는 정세 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한 탓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내 생산공장을 구축하더라도 외국산 부품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각종 규제 변화에 맞춰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해 인사를 통해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 사장과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미국통' 성 김 사장을 선임하며 미국발 리스크 대응에 나선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일종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 자리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이달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비공개 리셉션 참가 티켓과 저녁 만찬 참가 티켓, 기타 특별 행사 참가권 등을 얻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낸 것은 처음이다.

면담이 성사될 시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보편적 관세를 비롯해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발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의 경우 보편 관세를 벗어나 국가나 품목에 예외를 두는 '선택 관세'에 대해 고려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직접 참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기부를 통해 얻은 기타 특별 행사 참가권을 활용해 비공개 면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북미 대관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늘리는 역발상…'정의선 매직' 계속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선택했다.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이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 계획을 연기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생즉사 사즉생(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전략을 택해 '퍼팩트 스톰(복합위기)'을 극복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달 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신년회에 참석해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 24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조90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차, 자융주행차 등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사용된다. 앞서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국내에서 2026년까지 총 6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집행한다. 전기차 개발을 꾸준히 확대해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부터 고성능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포함한 15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이러한 친환경차 기반 위에 현대차그룹은 유럽시장에서 또 다른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유럽 전략형 전기차 모델인 EV4를 론칭한다.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유럽시장을 겨냥해 준중형 전기 SUV 모델을 내놓는다. 중국계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기는 가운데 유럽시장 사수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성이 큰 모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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