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사회 리뉴얼]한진칼, '정책통'의 퇴장…통합 대한항공 향후 영향은⑥공정위 출신 주순식 사외이사 6년 임기 만료, 신임 정책통 후보에 눈길
이돈섭 기자공개 2025-01-20 08:14:11
[편집자주]
사외이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당수의 사외이사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선 기업들의 신규 이사 물색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로 어떤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theBoard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각 기업들의 거버넌스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6시0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주순식 사외이사가 한진칼 이사회를 떠난다. 주 사외이사는 최근 6년간 한진칼 이사회에 몸담았는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원회를 꾸리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지금도 내부거래위 후신인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양한 현안들을 챙기고 있는 핵심 이사진 중 한 명이다.주 사외이사 후임으로는 유사 이력을 가진 고위 공직자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2022년 이후 한진칼이 이사회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는 점, 회사 사정에 밝은 다른 이사들이 존재하는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이 밖에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한진 등 여타 계열사 내 여러 명의 사외이사 임기 만료가 임박해 있다.
◇ '내부거래 전문가' 주순식 사외이사, 한진칼 6년 재임
한진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에서는 오는 3월 주인식·주순식 등 두 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사외이사는 2019년 3월 한진칼 사외이사로 처음 기용돼 2022년 재선임을 거쳐 올해로 현행법상 최장 재직기간 6년을 꽉 채우게 된다. 두 사외이사는 경영권 분쟁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그룹 주요 현안들을 다뤄왔다.
이 가운데 주순식 사외이사(사진)는 ESG경영위원회를 출범 당시부터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른바 3자연합 측과 경영권 분쟁을 겪던 2019년, 한진칼은 지배구조 투명화 차원에서 내부거래위를 신설했다. 이때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인물이 주순식 사외이사였다. 내부거래위는 이후 거버넌스위원회와 ESG경영위원회 등으로 확대 재편을 이어갔다.
현행법상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 설치 의무는 없다. 하지만 총수 사익편취 규제 강화 및 규제대상 확대 움직임에 따라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공정위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일정 규모 내부거래를 집행할 경우 이사회 의결과 해당 내용 공시 의무가 따른다.
한진그룹 역시 공정위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하나로 한진칼이 내부거래위 설치를 고민할 당시 한진칼 이사회에 주 사외이사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 기획재정부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에 발을 딛은 그는 공정위로 적을 옮겨 총괄정책과장과 독점국장, 시장감시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공정위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이 기간 유화학사 담합사건, 정유사 담합사건,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공사 담합사건, 제약회사 부당고객유인행위 사건 등을 다뤘다. 한진칼은 6년 전 주 사외이사를 기용하면서 "복잡해지는 공정거래 법규의 위반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 경영 챙길 정책통 필요…계열사 4명 사외이사 퇴임 예정
내부거래위는 거버넌스위를 거쳐 ESG경영위 등으로 개편하면서 현재는 내부거래뿐 아니라 경영현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내부거래위 출범 당시부터 2023년 말까지 5년여 간 ESG경영위는 총 23차례 개최했는데 해당 위원회에서 다룬 안건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유상증자 안건부터 계열사 지분 매각, 주주환원 및 ESG 정책 등 다양했다.
해당 위원회 구성 멤버도 출범 초기에는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였지만 현재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함으로써 독립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ESG경영위는 주순식 사외이사를 필두로 법조인 출신 교수인 최윤희 사외이사와 대통령실 홍보비서관 등을 역임한 배성례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일각에서는 주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올 3월 한진칼을 떠나면 주 사외이사와 같이 공직 사회 출신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관련 제도와 정책 등에 정통한 법조계 인사 혹은 대학교수 등이 추가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칼은 2022년부터 이사회 규모를 줄이고 있어 기존 이 사진이 그 뒤를 이을 수도 있다.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주인기 사외이사와 박영석 사외이사, ESG경영위 소속의 최윤희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사추위원장 주인기 사외이사는 주순식 사외이사와 함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서강대 교수인 박영석 사외이사는 내년 6년 임기를 모두 채우게 된다.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한진 등 그룹 계열사에서도 임기를 마무리하는 사외이사들이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박남규 사외이사가 올 3월 임기를 마친다. 한국공항은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정지원 사외이사, 한진은 국세청 차장 출신 김문수 사외이사와 회계사 출신의 한종철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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