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편입 2년 쌍용건설]그룹 지원받아 '재무구조 개선' 지속될까②부채비율 753%→233%…체질개선해 해외사업 완료·유상증자 효과
박새롬 기자공개 2025-01-23 14:25:58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쌍용건설은 숱한 난관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설업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된 것도 그 중 하나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당시 쌍용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룹의 우산 속에서 쌍용건설은 재도약 할 수 있을까. 더벨은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지난 2년간 쌍용건설의 실적·재무 변화를 비롯해 국내와 해외사업 시너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여유를 찾았다. 유상증자 자금이 유입되고 해외건설에서도 대규모 사업을 완료한 영향이 크다. 다만 2023년 신규 수주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늘어났다. 또 국내 사업장에서 분양 성과가 저조한 점도 향후 재무적 측면의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다.◇유상증자와 해외현장 해결로 재무구조 회복…글로벌세아 체질개선 효과
쌍용건설은 그룹사 지원을 받아 재무구조를 회복했다. 부채비율을 대폭 개선하고 현금성자산을 불렸다. 2023년 말 기준 재무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지난 5개년(2019~2023년) 중에서 가장 건전한 수준이다. 쌍용건설이 나이스신용평가에 제시한 가결산 수치로 봤을 때, 지난해 3분기에는 2023년 말 대비 부채비율 등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말 700%를 훌쩍 넘긴 부채비율은 2023년 266.4%,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33.3%로 개선됐다. 앞서 2019년 320%에서 2021년 562%, 2022년 753%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2022년 8439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총 부채 규모는 2023년 7820억원, 지난해 3분기 7611억원으로 감소세다.
이는 글로벌세아가 인수 직후인 2023년 1월에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건설에 자금을 지원한 결과다. 2022년 말 1121억원이던 총 자본은 1년 뒤 2934억원으로 161.8%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3262억원으로 9개월새 328억원 증가했다.
현금 곳간도 넉넉해졌다. 쌍용건설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84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7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0~2021년 대형 해외공사 관련 비용 투입 등으로 쌍용건설의 현금흐름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손실 사업장 대부분에서 공사가 일단락되고 일부 사업장 도급액이 증액되면서 2023년 잉여현금이 613억원 발생했다.
글로벌세아 체제 아래 설계변경, 관리비 절감 등을 통해 원가율을 개선했다. 쌍용건설은 해외 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2021~2022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말 자본 총계는 1121억원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해외 손실 사업장 대부분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 개선 기조를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이 지난해 3분기까지 재무구조를 추가로 개선한 데는 그룹사의 도움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해 2년 전 유증 이후 추가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자체 신용도만으로는 어렵지만 그룹 계열사인 세아상역의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받아 영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글로벌세아 체제 하에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이 이뤄지며 차입금도 축소했다. 2022년 말 총차입금 1582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1년 뒤 거의 절반 수준인 756억원으로 줄였다. 수익성이 열악할 경우엔 차입금을 줄이기 어려운데, 인수 이후 쌍용건설은 영업에 필수적이지 않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2022년 16.6%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9.30%로 떨어졌다.
◇중장기 재무구조는 지켜봐야…시너지로 신규사업 수익성 기대 낮아
지난 2년간 그룹사의 직간접적 지원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글로벌세아와 시너지를 통해 건전성을 견지해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인수 당시 글로벌세아와 국내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아직까지 그룹 핵심사업인 의류 OEM 및 제지 부문과 쌍용건설의 역량이 맞물려 사업을 확대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진행한 국내 주택사업 분양실적 부진으로 인해 향후 재무 부담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지방과 수도권 사업장에서 저조한 분양성적 탓에 선투입한 공사대금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공급한 평택시 통북동 '더 플래티넘 스카이헤론'은 청약 당시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해 아직까지 해소할 물량이 남은 상태다. 이곳 도급액은 2893억원에 달한다. 춘천에 분양한 '쌍용 더플래티넘 스카이', 대전 대덕구 '쌍용 더 플래티넘 네이처' 등도 마찬가지다.
잠재적 재무부담도 상승했다. PF우발채무는 2022년 67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687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분양 중인 평택 통북동 주상복합에서 우발채무가 2455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건설은 다만 우발채무 현실화 부담은 높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평택 통북동은 만기가 3년 이상 남아있고, 우발채무 규모가 큰 평택 가재 공동주택은 분양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분양실적이 저조한 사업장의 PF우발채무 금액은 100억원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2023년 이후 재무구조는 개선했지만 보수적 경영기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자체사업이나 수익성이 높은 신규 먹거리를 찾기보다 기존 사업장 관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자체사업장은 없으며 국내 주택정비사업 수주는 2022년 4건에서 2023~2024년에는 각각 2건에 그쳤다.
오히려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모기업인 글로벌세아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지난해 8월 쌍용건설과 동원페이퍼, 세아상역 등 계열사 여러 곳에게 손을 벌렸다. 올 들어 쌍용건설에게 가장 먼저 자금을 빌렸다. 글로벌세아는 2020년 태림페이퍼와 2022년 쌍용건설, 2024년 전주페이퍼 등 지분인수를 이어오며 관련 인수자금 등으로 재무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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