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재무분석]매출 1조 넘보는 F&F차이나, 재무건전성도 '개선'역성장 없이 꾸준히 상승 곡선, 자본 리쇼어링 세제 혜택 쏠쏠
변세영 기자공개 2025-01-23 07:57:11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침체와 비우호적인 날씨 영향으로 패션업계가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F&F의 중국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F&F차이나 매출액은 90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F&F 중국법인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자본 리쇼어링(재분배) 차원에서 현지법인의 배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2019년 매출 100억원대에서 MLB로 무섭게 ‘벌크업’
F&F는 1997년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 협회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비패션 분야 라이선스 브랜드인 MLB의 판권을 획득했다. 처음에는 국내 사업이 위주였지만 2019년 중국 판권 획득을 계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최대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MLB는 크고 화려한 모노그램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현지에서 노세일 기조를 발판으로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해 시장에 안착했다. 경쟁이 치열한 캐주얼 라인과는 달리 어느 정도 ‘프리미엄’ 반열에 오르면서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 에스파 등을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구가하기도 했다.
운영 방식도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F&F는 현지 대리상과 협업해 중국에 진출했다. 현지 시장이 워낙 방대한 만큼 홀로 전역을 커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100% 자회사인 F&F차이나가 현지 유통 거물 업체인 대리상에 MLB 제품을 공급하고 현지 매장은 대리상이 운영하는 형태다.
F&F차이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19억원에서 2020년 745억원으로 1년 만에 526% 급증했다. 당초 처음에는 중국 사업이 눈에 띌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MLB 현지 판권을 획득함과 동시에 체급이 달라진 모습이다.
이후 2021년 3054억원, 2022년 5810억원, 2023년 8132억원으로 매년 고성장을 지속했다. MLB는 단순 소비자 판매액 기준으로 보면 중국에서 단일 브랜드로 한 해 1조원 이상 판매고를 올린다. 국내 패션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넘은 것은 F&F가 유일하다. MLB 매장 수는 2020년 80개 내외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500여 개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현재는 매장이 1000개가 넘는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현지법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F&F 매출액은 1조3494억원, F&F차이나는 643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의존도가 체감된다.
수익성도 매출성장률만큼은 아니지만 매년 개선되고 있다. F&F차이나는 2019년에는 영업손실 12억원으로 적자를 보다가 2020년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반열에 올라섰다. 2022년 156억원, 2023년 325억원, 2024년 3분기 586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2022년 2.6%에서 2024년 3분기 9.1%로 6.5%p 증가했다.
◇해외법인 배당금 세금 부담 줄어, F&F차이나 재무건전성 개선 추세
눈여겨볼 점은 F&F차이나는 F&F 매출의 핵심 기지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성과를 단 한 번도 배당금 형태로 F&F에 올려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F&F가 중국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면 이를 투자·고용 등 지속성장을 위한 자원이자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2023년을 기준으로 세법이 개정되면서 재계 해외법인의 배당 행렬이 이어지는 만큼, F&F를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배당금의 95%는 국내에서 비과세 처리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해외법인 자금을 국내로 유입하는 ‘자본 리쇼어링’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오리온의 경우 2024년 중국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1335억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수령했다.
현지법인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F&F차이나는 2021년까지만 해도 초기 세팅 등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814%에 달했다. 그러나 실적 성장에 따라 재무건전성도 큰 폭으로 좋아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757%, 2023년 423%, 2024년 3분기 기준으로는 276%까지 내려온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F&F MLB가 중국에서 히트치면서 대전환을 맞지 않았느냐"라면서 "브랜드가치가 떨어지지 않게 계속해서 유지하고 가져가는 게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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