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은 지금]글로벌 순항 속 유일한 빈틈 '중국 시장'⑥까다로운 규제장벽, 현지 플랫폼에 시장 주도권 내줘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23 09:03:10
[편집자주]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만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미국 나스닥에 진출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웹툰 시장 선두주자 네이버웹툰은 참신함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웹툰'을 무기로 사세를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웹툰 시장 성장세가 예상과는 달리 주춤하면서 네이버웹툰 앞에는 점점 장밋빛 장래보다 불확실성이 드리우고 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네이버웹툰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세계 무대에서 이용자를 확보 중이다. 다만 유독 중국 시장만큼은 예외다. 중국의 까다로운 규제에 가로막혀 현지 플랫폼에 시장 주도권을 내준 탓이다. 2020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는 중국 사업부까지 떼어내면서 사실상 중국 시장 공략 의지를 내려놓은 상황이다.현재 중국 웹툰 플랫폼은 3억명 넘는 자국 웹툰 소비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네이버웹툰이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중국을 선점하지 못한 것은 적잖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 공략하지만 중국만은 제외
네이버웹툰은 2017년 5월 설립 당시에는 북미뿐 아니라 중국 시장까지 함께 공략했다. 북미 시장은 미국 현지에 소재한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중국 시장은 홍콩 현지에 소재한 자회사 와통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진출했다. 와통엔터테인먼트는 중국 현지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2020년 8월 중국 사업의 운명은 달라졌다. 네이버웹툰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다. 당시 네이버웹툰은 중국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업부를 모두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이 중국 사업부(와통엔터테인먼트)를, 신설법인이 북미 사업부(웹툰엔터테인먼트)를 지배하는 구조가 됐다.
지배구조 개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존속법인은 사명을 네이버웹툰컴퍼니로 변경했다. 신설법인은 웹툰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합병했다. 그 이후 사명을 웹툰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다시 네이버웹툰으로 바꿨다. 웹툰엔터테인먼트 모회사였던 네이버웹툰이 역으로 자회사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웹툰 지배구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존 지배구조는 네이버→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와통엔터테인먼트였다. 하지만 인적분할 이후 존속법인 쪽은 네이버→네이버웹툰컴퍼니→와통엔터테인먼트 구조로 변모했다. 신설법인 쪽은 네이버→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구조로 재탄생했다
◇규제 불확실성으로 경쟁력 확보 어려워
중국 시장을 책임지는 네이버웹툰컴퍼니는 현재 유의미한 실적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실적인 2023년에는 매출 14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인 2022년 매출은 8억원에 불과했다. 북미 시장을 책임지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매출이 1조8497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네이버웹툰컴퍼니는 지난 2023년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와통엔터테인먼트 지분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와통엔터테인먼트의 오랜 적자로 출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와통엔터테인먼트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치는 2022년 말 287억원원에서 1년 뒤인 2023년 말 5400만원으로 줄었다.
네이버웹툰컴퍼니가 3억명 넘는 웹툰 소비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 선점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 웹툰 시장은 2010년대 중반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컴퍼니도 중국 웹툰 시장 태동기였던 2014년부터 발빠르게 '동만만화'라는 중국 현지 플랫폼을 내세웠다.
하지만 중국의 까다로운 규제가 문제였다. 2017년 사드(THAAD) 문제로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한한령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네이버웹툰컴퍼니가 느끼는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시 한국 웹툰에 대한 연재가 잠정 중단되거나, 협업을 위해 손잡았던 중국 기업이 투자를 철회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그 사이 콰이칸만화, 텐센트동만, 빌리빌리만화 같은 중국 웹툰 플랫폼이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콰이칸만화는 현재 중국에서만 5000만명 넘는 월간활성사용자(MAU)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에서 확보한 MAU가 1억7000만명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중국 재진출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네이버웹툰컴퍼니가 담당하고 있고,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와 북미, 일본 시장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외국 자본의 자국 진입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어서 투자를 마음대로 진행할 수 없는 구조"면서 "어렵게 사업을 시작해도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무작스러운 규제, 무분별한 표절 문제로 한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유하푸른재단, 제 8기 장학생 선발·수여식 개최
- [i-point]대동그룹, 2024 핀업 디자인 어워드 3관왕 달성
- [i-point]라온시큐어 "설 명절 앞두고 피싱 기승“
- 아로마티카, RCPS 전액 보통주 전환…4월 예심청구 예고
- [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SGA솔루션즈, 클라우드·제로 트러스트 투자 '반신반의'
- 박셀바이오, '영속성' 확보 전략 'M&A'…석달새 두건 인수
- [Policy Radar]저성과 기업 상폐에 속도, 바이오텍 시총 관리 관건
- [thebell interview]인벤티지랩의 퀀텀점프, 주사제 GMP 구축 그리고 'LNP'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IPO]임상 성공 전제한 공모가 산출…발도 못 뗀 상업화 임상
- [제약바이오 시총분석]케어젠, 몸값 2배 불린 청사진 '건기식·신약'에 쏠린 눈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네이버웹툰은 지금]글로벌 순항 속 유일한 빈틈 '중국 시장'
- [2025 기대작 프리뷰]위메이드, 이미르 순항 기대 '반전 이룬다'
- [네이버웹툰은 지금]겉보기엔 적자회사지만…성장 잠재력 높다
- [네이버웹툰은 지금]작가친화정책 좋지만…수익성엔 부담 요인
- [네이버웹툰은 지금]이용자 확대 급한데…국내외 모두 난관 산적
- 라이온하트 "확정·확률 아이템 혼재 BM 신작"
- '게임사 빅2' 넥슨·크래프톤, IP 전략 '동상동몽'
- [2025 기대작 프리뷰]컴투스,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 시험대
- [2025 기대작 프리뷰]'모바일 황제' 넷마블, 콘솔 바람 올라타나
- [네이버웹툰은 지금]웹툰 시장 선두지만…성장 폭발력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