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풍제약 재도약]유제만 대표 "체질개선 시기 지나 이제는 결실의 시간"④2014년 취임 후 영업 문화 개선 노력, "올해 흑자 전환 자신"
이기욱 기자공개 2025-01-24 14:39:39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료제' 개발로 스타덤에 올랐던 신풍제약.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난 4년은 신풍제약에 있어 고난의 시기였다. 회사는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투자자들은 높은 주가 변동성을 견뎌야 했다. 긴 터널을 지나 신풍제약은 2025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일념이다. 신규 수익원이 될 제품 라인업을 추가하고 기존 주력 제품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 더벨은 신풍제약의 올해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족의 슬기와 긍지로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신풍제약의 창업자 고(故) 장용택 회장이 기업을 설립한 이후 지켜간 기업 이념이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사진)는 올해 취임 11년이 되는 장수 CEO로서 누구보다 기업정신에 공감하고 계승하려는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취임 이후 제약업계의 영업 문화 선진화 흐름에 앞장서며 장기간 내실을 다져왔다. 그로 인한 매출 감소 등 과도기적 어려움이 동반됐지만 묵묵히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약 10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매출 규모는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순손실 규모도 크게 줄었다. 신제품 출시와 신약 개발 사업 등 추가 성장 동력도 마련돼 있다.
신풍제약의 재도약 원년으로 삼은 2025년 초 더벨과 만난 유 대표는 올해 흑자 전환을 비롯한 목표를 이룰거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체질 개선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시간이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R&D본부장 영입 3년만에 CEO로, 시대 변화 적극 대응
유 대표가 신풍제약과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11년이다. 신풍제약은 당시 제일약품 R&D 센터장으로 있던 그를 R&D본부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그는 1956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약대를 나와 같은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동화약품 중앙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동화약품 중앙연구소 부소장 상무, 동화약품 중앙연구소장 전무 등을 지냈으며 이후 제일약품 R&D본부장을 거쳐 신풍제약에 합류했다.
경력 대부분을 R&D 전문가로서 살아온 그는 신풍제약 합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게 됐다. R&D본부장으로 영입된 후 약 3년만인 2014년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유 대표는 "주로 연구 쪽에서만 일을 하다 보니 영업이나 마케팅, 재무 분야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며 "취임 초기에는 담당 본부장들하고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을 주로 거쳤다"고 말했다.
2014년 당시 국내 제약업계를 비롯해 한국 사회는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2011년 김영란 전 대법관이 처음 제안한 이른 바 '김영란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이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조속한 통과를 주문할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었다.
실제 법 시행은 2년 후인 2016년이 돼서야 이뤄졌지만 제약업계에는 그 이전부터 큰 파장이 일었다. 리베이트로 대표되는 제약업계의 오랜 불건전 영업 관행이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유 대표는 당시 임원들과 함께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슬기와 긍지'라는 신풍의 정신 아래 영업 문화 선진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그는 "사회적인 큰 흐름은 정해져 있었고 그 변화에 따라만 가다 보면 결국은 경쟁력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좀 앞서서 가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기존에 하던 영업 형태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결과에 대한 공평한 평가 그리고 거기에 대한 확실한 보상 등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2022년부터 2000억 매출 회복 "코로나19 치료제 확실히 마무리"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영업 방식에 매출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4년 2203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960억원으로 11% 줄어들었고 2017년에는 1850억원을 기록하며 1800억원대로 내려왔다. 2021년까지 계속 1800억~1900억원대에 머물렀다.
유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매출과 실적이 줄어드는 것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그래도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좋은 약을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드린다'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하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자는 것이 창업자에서부터 계속 이어져 온 이념이었기 때문에 계속 갈 수 있었다"며 "내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800억~19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22년 2093억원을 기록하며 8년만에 2000억원대를 회복했고 2023년에도 2002억원으로 2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작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의 영향으로 이어져오던 적자 흐름도 올해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3분기 신풍제약의 순손실은 27억원으로 전년 동기 240억원 대비 88.9% 줄어들었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3상이 모두 완료돼 관련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유 대표는 "유례가 없었던 질병에 대한 개발과 검증이 이뤄지다보니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는 현재 추가 분석 중으로 정리가 되는대로 성과를 논문 등을 통해 발표하고 확실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신풍제약의 최우선 목표로 '매출 24% 확대'를 꼽았다.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더불어 신제품 하이알플렉스주 등 성장 동력들이 갖춰져 있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대표는 올해 신풍제약의 슬로건도 '신제품으로 새로운 기회를, 목표달성으로 더 큰 도약을'로 제시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 대표는 "사실 R&D에 대한 투자가 많았던 영향으로 한동안 부침이 있었지만 올해 24% 매출 확대 목표를 갖고 있고 충분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평소 대비 하이알플렉스를 비롯한 신제품 기대작들이 많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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