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풍제약 재도약]도약은 결국 신약…타깃은 뇌졸중, 전략은 액티라제 병용③장기간 개발 중인 'SP-8203' 막바지, 부작용 줄여 처방 가능 시간 확대
이기욱 기자공개 2025-01-24 08:10:18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료제' 개발로 스타덤에 올랐던 신풍제약.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난 4년은 신풍제약에 있어 고난의 시기였다. 회사는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투자자들은 높은 주가 변동성을 견뎌야 했다. 긴 터널을 지나 신풍제약은 2025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일념이다. 신규 수익원이 될 제품 라인업을 추가하고 기존 주력 제품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 더벨은 신풍제약의 올해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및 재무 안정화, 제품 및 상품 라인업 확장. 신풍제약은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전략으로 중무장했지만 퀀텀점프할 한방은 결국 다시 혁신신약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모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건 아니다. 그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가려져 있던 숙원사업 '뇌졸중 치료제' 개발이 상업화 결실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안도할 부분이다.작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받은 SP-8203은 현재 전 세계 유일한 뇌졸중 치료제 '액티라제'의 병용 요법에서 뛰어난 효능이 확인됐다. 액티라제의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추가 뇌출혈의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제로서 큰 시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SP-8203' 16년째 개발 중, 추가 뇌출혈 발생 위험 낮춰
뇌졸중 치료제 'SP-8203'은 신풍제약이 2009년부터 16년째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다. 신풍제약의 신약 개발 과제 중 가장 오랜 기간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처음 개발이 시작된 후 4년이 지난 2013년 1상 승인을 받았고 2018년 2상 승인까지도 5년이 더 걸렸다. 2020년 2a상 결과가 뇌신경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신경학연보(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되는 등 성과도 창출해 냈으나 2020년대 초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이후 일정이 지연됐다.
작년 10월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으며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신풍제약은 올해 환자 모집을 시작으로 2028년 최종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와의 병용 요법이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 두 가지로 나뉜다. 뇌졸중 환자의 약 87% 정도는 허혈성으로 이는 전 세계 사망률 2위의 치명적인 질병이다.
하지만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시장은 아직 크게 발전하지 못한 상태다. '액티라제'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치료제다. 액티라제는 '조직 플로스모겐 활성화제(tissue plasmogen activator, tPA)' 약물로 'MMP(Matrix Metalloproteinase)'를 활성화해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제다.
액티라제에게도 명확한 한계점이 있다. 단백질 성분을 제거하는 내인성 인자인 MMP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추가적인 뇌출혈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장기간 혈전으로 인해 혈액 공급이 막혀 있었던 혈관일수록 MMP 활성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액티라제는 부작용 방지를 위해 뇌졸중 발생 이후 3시간에서 최대 4시간 반 사이 이내에만 사용하도록 돼있다. 실질적으로 뇌졸중 환자의 5% 정도만이 투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P-8203은 부작용의 원인이 되는 MMP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해주는 기능이 있다. SP-8203와 함께 사용할 경우 액티라제의 처방 가능 시간을 약 6시간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는 "tPA만 단독 요법의 경우 뇌졸중 발생 후 6시간이 지난 상태에서는 오히려 처방을 하지 않고 놔두는 것이 오히려 사망률이 낮다"며 "하지만 SP-8203 약물과 함께 처리를 하면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 대상 개선 효과 '뚜렷', ISC 학회 등 발표 예정
앞선 임상들도 병용요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액티라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은 뇌졸중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2a상(전기 2상)을 진행했다. 2b상(후기 2상)에서는 환자 수를 178명으로 확대했다.
임상 결과 병용투여 시 뇌졸중으로 인한 기능적 장애(90일 mRS 0-2점) 등이 위약군 대비 호전되는 경향성을 발견했다. mRS(The Modified Rankin Scale)는 뇌졸중 환자의 장애정도나 독립성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평가도구로 0점(증상 없음)부터 6점(사망)까지 구분된다.
특히 신경학적 척도 NIHSS 7점 이상의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더욱 뛰어난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3상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그 시장가치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는 "올해 국제 뇌졸중 컨퍼런스(ISC) 등 학회에서 임상 결과 구두 발표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만 입증된다면 표준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나타나는 치료 효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뇌졸중 치료제는 극히 제한적인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기준 시장규모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어스는 글로벌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90억달러(약 12조2300억원)에서 2032년 140억달러(약 1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P-8203의 상업화로 처방 가능 시간이 늘어나면 그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 대표는 "물론 단독으로 해도 효과가 있지만 임상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우선은 병용 요법 치료를 우선으로 개발 중"이라며 "저용량 고혈압 치료제 개량 신약 등 그 다음 상업화 후보 파이프라인도 꾸준히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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