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생크션 리스크]KDB생명, 소비자보호 등급 상승에도 민원예방 과제 지속민원건수 3년 연속 감소세…보유계약 대비 민원은 여전히 1위 '불명예'
강용규 기자공개 2025-02-10 11:13:4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은 과거 보험업권 내에서 민원을 가장 많이 받는 축에 속했다. 불안한 내부통제로 인해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낮은 등급에 머물렀으며 감독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기도 했다.KDB생명은 자체적인 개선노력을 통해 민원건수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실태평가에서 등급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민원예방능력을 더욱 제고해야 한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KDB생명의 보유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민원 제보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다.
◇2023년 민원 격감, 실태평가 등급 상승 원동력
KDB생명은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의 5단계 중 3등급에 해당한다. 직전 평가인 2022년도 평가에서 획득한 '미흡' 대비 1단계 상승했다.
실태평가는 2개의 계량지표와 6개의 비계량지표 등 총 8개 세부지표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년 사이 KDB생명의 세부지표 변화를 들여다보면 계량지표 중 ‘민원 처리노력 및 금융소비자 대상 소송사항’ 지표의 평가가 미흡에서 양호로 2단계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해당 지표는 금융상품 관련 민원의 건수 및 민원 증감률 등을 측정하는 항목이다. KDB생명은 2024년 실태평가의 대상기간인 2021~2023년에 걸쳐 민원 수(자체민원과 대외민원 합산 기준)가 2021년 4311건, 2022년 4244건, 2023년 2133건을 각각 기록했다. 2023년 큰 폭의 개선이 계량지표의 평가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KDB생명의 민원건수 4311건은 업계 1위사 삼성생명의 4315건에 단 4건 모자란 2위 기록이었다. 2022년의 4244건 역시 삼성생명의 5059건과 차이가 있을 뿐 순위는 변화가 없었다.
KDB생명은 자산총계 기준으로 국내 22개 생보사 중 14위의 중형사다. 삼성생명과 비교하면 자산규모가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규모 대비 과도한 민원은 소비자보호 영역에서 KDB생명의 내부통제역량이 미흡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였다.
KDB생명은 2023년 민원 수를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며 순위도 한 단계 낮췄다. 지난해에는 2023년 대비 30% 줄어든 1503건의 민원을 받으며 극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다음 실태평가인 2027년 또 한 번의 등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체 개선노력 효과 봤지만…여전히 규모 대비 민원 많아
금융감독원은 2022년 11월 경영유의사항 공시를 통해 KDB생명에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를 강화하는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당시 KDB생명은 구조조정을 통해 전속 설계사 수를 줄이는 대신 GA 의존도를 높이던 상황이었으며 이에 따라 GA 영업과 관련한 통제 기준 확립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던 차였다.
KDB생명은 그해 말 '브리핑 영업'의 전면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포함한 개선안을 내놓았다. 브리핑 영업은 설계사가 기업 내 교육활동이나 세미나 등 현장에 방문에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으로 다수의 가입자 확보에 유리하지만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다.
KDB생명은 전속 설계사의 브리핑 영업 중단은 물론이고 신계약에 대해 100% 해피콜을 실시해 GA가 판매한 계약 역시 브리핑 영업을 통한 계약으로 판명될 시 인수를 거절하는 등 언더라이팅(사전심사) 역시 강화했다.
2023년에는 소비자보호부문을 비롯한 유관 부서의 역량을 한데 모아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운영체계 개선 TF'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가 2023년과 2024년 연속된 민원 횟수 감소 및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등급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의 민원 예방능력 개선 노력을 놓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대비 민원의 수가 크게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규모에 비해서는 과도한 민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KDB생명은 보험사의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의 수를 집계하는 '환산건수'가 2024년 91건으로 집계됐다. 생보업계 내 1위로 79건의 2위 BNP파리바카디프생명, 50건의 3위 KB라이프 등과 격차가 크다.
KDB생명과 자본규모가 비슷한 보험사들을 살펴보면 ABL생명의 환산건수가 12건, AIA생명이 5건, 푸본현대생명이 6건에 불과하다. 생보업계 빅3의 경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21건, 교보생명이 19건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OK금융 저축은행 M&A]페퍼저축 실사 진행…노림수는 인수전 '가격 협상'
- 우리금융, 증권 투자매매업 본인가…비은행 사업 본격화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농협손보, 3개월새 잇따른 조달…적정성 방어엔 '역부족'
- [OK금융 저축은행 M&A]상상인저축 대안은 페퍼저축? 인수 매력 포인트는
- 수출입은행, 디지털금융 전략 다시 짠다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BNK금융, 역량진단표 활용 '지역 전문성' 진단
- [한국소호은행 제4인뱅 독주]인가전 완주 자신감엔 'CSS'...대출 사각지대 해결사 될까
- [주주총회 프리뷰]신한금융이 진단한 금융사고 원인은
- [은행권 신지형도]체급 높인 '기업은행',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 KB캐피탈, 추심 내재화 확대…연체율 관리 강화한다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농협손보, 3개월새 잇따른 조달…적정성 방어엔 '역부족'
- [주주총회 프리뷰]SGI서울보증 상장 후 첫 총회…관전 포인트 '배당·이사회'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현대해상, 제도 변경 후폭풍...3개월만에 또 후순위채
- 내부통제 발빠른 롯데손보, 사외이사 추가 선임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메리츠화재, 유연한 전략으로 환경변화 선제 대비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좌불안석' 동양·ABL, 자본적정성 관리 안간힘
- [Policy Radar]보험사 자본감독 더 합리적으로...자본확충 판도 바뀔까
- 삼성생명, 이사진 3명 교체...위원회 개편은 최소화
- DB손보, 당국 출신 사외이사 대체영입...내부통제 공백 없다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흥국화재, 신종자본증권 기대 효과 '제한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