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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SM 점검]농협손보, 제도 변경·경쟁심화 이중고…수익 기반 '흔들'⑬중형 4사 중 잔액 감소폭 가장 커…추정치 변동 영향 1년 사이 160% 급증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28 12:49:22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6시4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손해보험(농협손보)은 농작물재해보험이나 가축재해보험 등 농축산 분야의 정책보험을 전담한다. 이 정책보험들은 공적인 특성상 이익보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농협손보에게 보장성보험으로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은 정책보험의 손실을 흡수하는 보험손익의 기반과 같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연말 결산에 반영된 제도 변경으로 인해 8000억원가량의 CSM 잔액이 소멸하는 타격을 입었다. 보장성보험 시장의 판매 경쟁 심화로 신계약 CSM 역시 감소했다. 수익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CSM 잔액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지율 가정 변경에 CSM 8000억 증발

농협손보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1조5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감소했다. 2023년에 전년 대비 2.4%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으로 잔액이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농협손보의 피어그룹으로 볼 수 있는 자산총계 10조원대의 중형 손보사들(한화·롯데·흥국·농협)이 하나같이 1년 사이 CSM 잔액이 줄었다. 다만 농협손보의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CSM 잔액이 2번째로 많이 줄어든 흥국화재의 8.7%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농협손보의 CSM 변동내역을 살펴보면 미래서비스 중 신계약 이외의 변동, 즉 계리적 가정 등 추정치의 변동액이 -6594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대비 CSM 감소 효과가 161.1%(4069억원) 급증해 가장 큰 잔액 감소 요인이 됐다.

추정 변동 중에서도 가정 변경, 특히 해지율 가정 변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농협손보는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연말 결산에 반영된 가정 변경의 영향을 상세히 공시하지 않았으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해지율 변경으로 최선추정부채(BEL)가 8423억원 증가했다는 단서를 달았다.

최선추정부채는 위험조정(RA), CSM과 함께 보험부채를 구성하는 요소로 최선추정부채의 증가는 그만큼의 CSM 감소를 의미한다. 농협손보에서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사라진 CSM 8423억원 역시 중형 4사 중 가장 큰 감소액이며 2번째로 많이 줄어든 한화손보의 4809억원과 차이가 크다.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가정 모형이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농협손보에서 나타난 대규모의 CSM 증발 역시 이 때문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농협손보는 기후 영향으로 인해 정책보험에서의 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보장성보험의 CSM 상각이익으로 보완하고 있다. CSM 잔액의 증대를 위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가정을 경쟁사 대비 낙관적으로 설정했으나 이것이 연말 결산에서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는 말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계약 물량 감소에 CSM 효율성도 악화

농협손보의 CSM 잔액 감소세와 관련해 제도 변경과 같은 외부 요인보다 신계약으로 확보하는 CSM, 즉 자체 영업성과에 주목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신계약 CSM이 2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줄었다. 2023년 7.9% 줄어든 데 이은 2년 연속 감소세다.

보장성보험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업계 차원에서 신계약을 통한 CSM 확보 효율성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다수의 보험사들은 신계약의 '물량'을 늘려 효율성 악화를 만회하는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농협손보의 경우에는 물량 면에서도 딱히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계약으로 확보한 미래현금유입액의 현재가치 추정치가 2023년 2조689억원에서 지난해 1조9969억원으로 3.5% 감소했다.

효율성을 의미하는 미래현금유입액의 현재가치 추정치 대비 CSM 비중 역시 17.2%에서 13.6%로 3.6%p(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농협손보가 올해 CSM 잔액 반등을 위해 물량과 효율성을 모두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보장성보험의 신계약 확보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품전략 차원에서도 높은 CSM의 담보를 제공하는 상품구조 혁신이 요구된다"며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향후 정책보험 손실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CSM 보유고를 증대시키는 것은 농협손보에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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