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의 시대]LG전자, 조기 진입 성공적 '2조 매출 가시화'③2009년 렌털 사업 개시 이후 노하우 축적, '케어 매니저' 강조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10 09:22:53
[편집자주]
구독경제가 가전업계에도 스며들고 있다. '사지 않고 빌려 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중견·중소 기업이 주도하던 렌털 시장에 대기업이 합세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이 상징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상쇄할 대안으로도 여기는 모양새다. 가전 구독 산업 현 생태계와 미래 성장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3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가전 부문에서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두 가지 악재를 구독 사업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일찌감치 렌털 시장에 뛰어든 효과가 극대화하는 분위기다. 점진적으로 대상 품목과 국가를 확대해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변수는 가전 맞수인 삼성전자의 합류다. 후발주자지만 기존 플레이어와는 체급부터 다른 곳이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러한 흐름을 LG전자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봤다. 관련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1조8000억 돌파, 2030년까지 3배 이상 목표
"결국 경쟁사가 들어왔지만 이 부분은 오히려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그동안 구축한 인프라가 앞으로도 큰 강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최근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와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을 시작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이 자신하는 배경에는 15년 이상 쌓아온 경험이 있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다만 대기업이 중견·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했다는 비판 등으로 적극적인 전개가 제한적이었다.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도 못했다.
분위기가 전환된 건 2022년 대형 가전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다. 이를 전후로 렌털 매출이 뛰었다. 2023년부터는 렌털과 구독을 통합하면서 브랜드명을 '가전 구독'으로 변경하는 사업 고도화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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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경력으로 렌털 노하우를 축적한 LG전자는 구독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22년 8500억원, 2023년 1조1341억원을 매출을 내더니 2024년에는 1조8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간 LG전자 매출 증가율이 10%대 초중반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 가파른 성장세다. 가전 매출에서 구독 비중은 30% 내외로 파악된다.
2025년에는 2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2024년의 3배 이상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현실화하면 구독 사업으로만 연간 6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벌어들이게 된다.
이를 가능케 할 LG전자의 강점은 '케어 서비스'다. LG전자는 4000~5000명의 케어 매니저를 확보한 상태다. 조 CEO는 "사실상 한 명 한 명이 개인 사업자다. 이들이 가정 방문해서 케어해주는 것이 구독 사업의 핵심"이라면서 "케어 매니저의 역량과 네트워크 등이 LG전자의 밸류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구독으로 얻을 수 있는 주요 이점이 '초기 비용 감소'와 '특별 관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LG전자가 강력한 무기를 보유했다고 볼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케어 서비스를 받아보지 않으면 필요성을 모를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까지 관리해주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하는 한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구독 품목을 늘려가면서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새롭게 출시되는 세탁기, 안마의자 등 인공지능(AI) 가전은 물론 클로이 로봇, 전자칠판 등 기업 간 거래(B2B) 제품으로도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더불어 금융사, 카드사 등과 연계해서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결제 및 계약 방식의 다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고객 신용등급까지 분석하면서 해지율을 최소화하려 한다.
◇인도 등 글로벌 공략 본격화, 김영락 역할 부각
LG전자는 구독 사업 지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 중이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가전 구독 누적 매출은 1조6000억원이다. 아직 한국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의미다.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해 '퀀텀점프'하겠다는 의도다.
핵심은 각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구독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LG전자는 국내에서의 구독 서비스 경험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해나가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위주로 구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지법인 기업공개(IPO)를 앞둔 인도에서도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추후 북미, 유럽 등으로도 확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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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김영락 사장(사진)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는 2022년 말 한국영업본부장에 오른 뒤 가전 구독의 기틀을 세운 공로로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올라섰다. 유일한 사장 승진자이기도 하다.
사업모델 확대, 안라인 기반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성과도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김 사장이 LG전자 신성장동력인 구독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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