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가장 주목받은 글로벌 기업인으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섰다. '스타게이트'라는 역사에 남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이런 행보는 손 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특이한 일이 아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금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최대 투자자였던 때가 있었다. 중국에서 탄생해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를 키운 사나이다.
그런 손 회장이 이달 4일 전격적으로 방한했다. 그날은 올트먼이 한국을 찾아 국내 VC 관계자들과 반도체 기업 경영진을 만나는 게 최대 화제였던 날이다. 그의 방한 소식은 당일이 되어서야 알려졌다. 손 회장이 만남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장소는 삼성서초사옥이었다.
손 회장이 이 회장을 만났을 때 부정적인 분위기도 있었다. 그는 손정의가 아니라 손 마사요시라며 작년 불거진 '네이버 라인 강탈'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손 회장의 접근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면서도 이 회장과의 회동이 갖는 의미를 깎아내리는 평가다.
손 회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당시 만남에서 제대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이 회장이 겪는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이 회장이 10년 가까이 겪은 사법리스크의 최대 분수령인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의 2심 판결이 이달 3일에 있었고 전부 무죄를 받았다.
그러자마자 손 회장이 올트먼,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인 '팹리스의 팹리스' ARM의 CEO를 대동하고 이 회장을 만났다.
이 지점에서 반론이 제기된다. 손 회장이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필요해서 찾았을 뿐 이 회장과 삼성전자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 입장도 일견 타당하게 볼 수 있지만 피상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손 회장과 올트먼 입장에서 삼성전자와 '빠르게' 협업하고 싶다면 누구와 얘기를 해야 할까. 다른 걸 떠나서 중국과 AI 전쟁을 치르는 미국 입장에서 '실리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손정의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가, 글로벌 빅파마 CEO들이 삼성그룹 계열사와 사업을 할 때 누구와 만나왔는지, 얘기하길 원하는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 2심 판결이 나온 뒤 정치권, 그리고 '반(反)삼성' 진영에서조차 검찰의 기계적 상고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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