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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보드]삼양식품 변신 뒤엔 이사회 변화 있었다구성부터 소통 확대까지 질적 변화…강소엽 사외이사 "사업본질 집중하고 생각 젊어져"

이우찬 기자공개 2025-03-05 08:29:38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09시39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삼양식품이 사업·재무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이사회 거버넌스 체계도 주목받고 있다. 전현직 이사회 구성원들은 삼양식품 보드진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세 확장 속 이사회 경영 틀 마련

삼양식품은 2020년대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자 종목 중 하나다. 불닭면의 히트로 기업가치가 불어났다. 지난 24일 종가는 89만5000원이다. 시가총액으로 6조7000억원이다. 2020년 첫 거래일 이후 10배가량 성장했다. 매출은 2020년 6485억원에서 2024년 1조7300억원으로 늘었다. 자산총계는 2020년 말 55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삼양식품의 변화를 바라보는 전현직 이사회 구성원들의 시각은 어떨까. 해외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불닭면은 사세 확장의 전면에 있었고 이사회의 질적 변화가 동반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삼양식품은 2010년대 후반 오너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 속에 여러 변화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김정수 부회장과 그의 배우자인 전인장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2018년 기소돼 2020년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기존과는 다른 거버넌스 구축이 요구됐다.

법적 고초를 겪은 김 부회장이 환골탈태하면서 이사회도 바뀌었다. 불닭면의 글로벌 사업 확장 속에 ESG 경영을 요구하는 재계 흐름을 거부하기 어려웠다.

삼양식품은 2020년 들어 이사회 중심의 시스템 경영에 나서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이사회 내 위원회가 없었지만 2021년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설치하며 외부 견제의 장치를 마련했다. 준법지원인을 먼저 구성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양식품은 자산 규모가 2조원 미만이어서 각종 위원회 구성 의무는 없지만 선제적으로 이를 도입했다.

전인장 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진 점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장재성 전 대표,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문용욱 전 상임고문 등을 중용한 점은 이사회 중심 경영의 토대를 마련한 요소로 분석된다.

◇보드진의 평가 "본업 집중하고 젊어져"

강소엽 현 삼양식품 사외이사는 본업인 라면사업에 집중하면서도 젊은 리더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사회 환경 변화에 주목했다. 강 이사는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회의체는 거의 대부분 대외비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라도 말씀드리기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삼양식품은 집요할 정도로 본질에 집중하고 내실이 굉장히 탄탄하면서 생각이 젊은 기업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강 이사는 삼양식품이 2021년 3월 발탁한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다. 이사회 성 다양성뿐만 아니라 마케팅, 컨설팅, 인사 등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강 이사의 선임 자체가 삼양식품 이사회 변화의 한 모습이다. 강 이사는 이사회 소위원회 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ESG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이사는 인사조직 중 커뮤니케이션 분야 전문가로 분류된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사회의 다양성, 독립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삼양식품 BSM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하게 인사 전문가로 통한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마콜커뮤니케이션컨설팅 이사, 인컴브로더 이사 등을 거쳤다.

익명을 원한 이사회 전 구성원(사내이사)도 삼양식품 이사회 변화가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정수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의지가 변화를 이끈 동력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오너 경영체제의 경우 오너 기업인의 결정,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삼양식품 오너 경영진이 여러 위기를 겪은 이후 시스템 경영을 줄기차게 확대하면서 변화의 깊이도 커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전문 경영인을 존중하면서도 이사회 시스템을 갖추고 이사회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삼양식품 변화 속에 불닭면의 잠재력이 터질 수 있는 밑바탕은 '업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강 이사가 말한 '본질'에 닿아 있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변화는 결국 사업 측면인 불닭면이 탑라인에서 기업을 이끌고 이사회 혁신도 맞물리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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