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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체인 리포트]'손자회사' 한국공항은 지주사 한진칼 회사채 왜 샀나[대한항공]②정석기업·한국공항, 특수관계자 매출 바탕 현금 풍부…진에어도 가세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11 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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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8시1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계열사 중 정석기업과 한국공항은 다른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꾸준히 인수하고 있다. 이들은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을 바탕으로 비교적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면서 현금 사정이 넉넉한 공통점이 있다.

진에어는 최근 들어 계열사 회사채 인수에 가세했다. 코로나19 늪에서 빠져나와 영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현금 유입이 많아졌다. 진에어가 인수한 계열사 회사채 잔액은 정석기업이나 한국공항보다 많다.

◇계열사 회사채 인수 정석기업·한국공항·진에어…현금 풍부 공통점

한진그룹 머니체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다. 2024년 3분기말 기준 한진그룹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 특수관계자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한 잔액은 385억원이다. 회사채를 발행한 곳들은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으로 한진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공모채와 사모채를 막론하고 조달전략 중 하나로 회사채를 빈번하게 이용하는 곳들이다.


반면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한 곳들은 정석기업, 진에어, 한국공항이다. 정석기업은 대한항공 회사채 80억원(2023년말 기준)과 ㈜한진 회사채 20억원(이하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 합산 100억원을 사들였다. 진에어는 ㈜한진 회사채 100억원, 대한항공 회사채 50억원, 한진칼 회사채 30억원으로 합산 180억원을 인수했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 회사채 80억원과 한진칼 회사채 25억원을 사들였다.

정석기업은 한진칼의 자회사다. 진에어와 한국공항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한진칼의 손자회사다. 한진그룹 계열사를 모회사(한진칼)-자회사(대한항공·㈜한진·정석기업)-손자회사(진에어·한국공항)의 구조로 분류했을 때 모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손자회사가 사주고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다른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사주는 형태다. 이는 지배구조의 한계를 뛰어넘어 계열사간 현금을 이동시킨 효과가 있다.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빈번하게 인수하는 곳들은 비교적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면서 현금 사정이 넉넉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2024년부터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하기 시작한 진에어를 제외하고 기존에도 꾸준히 인수했던 한국공항과 정석기업은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을 바탕으로 현금을 쌓아올렸다.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국공항은 2024년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매출액(4136억원)의 81.9%(3386억원)가 특수관계자 몫이었다. 대한항공이 279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4년 3분기말 현금성자산이 1374억원인 반면 차입금은 없고 리스부채만 232억원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수년간 이어왔다.


한국공항이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한 것은 2022년부터다. 한국공항의 계열사 회사채 보유잔액은 2022년말 80억원, 2023년말 65억원에 이어 2024년 3분기말 105억원이었다. 대한항공 회사채가 중심이 됐으며 한진칼과 진에어 회사채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금 여력 바탕에 특수관계자 매출…현금 사정 좋아진 진에어도 가세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정석기업의 경우 2023년 매출액(413억원)의 30.5%(126억원)를 특수관계자로부터 올렸다. ㈜한진 48억원, 정석인하학원 43억원, 대한항공 12억원 각각 기여했다. 2023년말 현금성자산이 295억원인 반면 차입금은 없고 리스부채만 31억원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수년간 이어왔다.


이를 토대로 정석기업은 매년 계열사 회사채를 꾸준히 인수해왔다. 정석기업의 계열사 회사채 보유잔액은 2021년말 205억원, 2022년말 200억원에 이어 2023년말 140억원이었다. 대한항공과 ㈜한진 회사채가 중심이 됐으며 한진칼과 진에어 회사채를 인수하기도 했다.

진에어의 경우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한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한국공항이나 정석기업처럼 특수관계자 매출을 바탕으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는 계열사는 아니지만 최근 영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현금 유입이 많아지자 계열사 회사채 인수에 가세한 사례다.

진에어는 코로나19 늪에서 빠져나오며 2023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고 2024년에도 3분기까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2024년 3분기말 현금성자산은 5302억원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다.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단순 자금 운용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 측은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는 한진그룹 차원의 일관된 재무전략으로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규정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계열사 채권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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