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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특례 점검]후속 주자들 '초긴장'…상장 전략 선회 여부 촉각④거래소 스탠스 변화 감지…비인기 트랙 고착화 우려

권순철 기자공개 2025-03-11 07:49:45

[편집자주]

테슬라 신화를 향한 기대가 일장춘몽의 위기에 놓였다. 적자였음에도 나스닥에 입성한 테슬라는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도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태동했다. 2016년 국내에도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됐지만 유니콘은 고사하고 흑자 전환도 요원하자 거래소는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더벨은 테슬라 상장을 향한 거래소의 달라진 입장과 그 파급 효과를 심도 있게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래소가 제도 재검토 방침을 세우면서 후속 주자들도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대부분 수익이 낮고 기술성 평가를 받기 어려워 테슬라 요건을 택했는데 유독 엄격한 심사 잣대가 적용된다면 상장 계획을 재고하는 게 최선의 전략으로 남는다.

특히 심사 기준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지 오리무중이라 테슬라 상장 사례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나의 상장 트랙으로서 존속하기 위해선 상장예비기업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LS이링크, 테슬라 상장 재고 "모든 가능성 열어두겠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재도전을 예고한 LS이링크는 테슬라 요건 외에 다양한 상장 트랙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 LS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맡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22일 테슬라 요건으로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약 3개월 뒤인 12월 24일 심사 문턱을 넘기지 못하고 자진 철회했다.

LS이링크가 테슬라 요건에 천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우선 실적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LS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LS이링크는 195억원의 매출액과 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 연간 매출이 27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00억원을 추월하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진 않다.

물론 설립된 지 불과 3년이 되지 않아 일반 상장 트랙을 고려하기 위해선 수익 모델이 보다 탄탄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한 IB 업계 관계자는 "2024년 연간 실적도 나쁘지 않아 테슬라 요건을 고수해야 할 입장은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장 재도전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S이링크가 테슬라 요건을 재고하는 건 심사 당국의 달라진 스탠스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 회사가 예심을 청구했던 지난해 말은 거래소가 한창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후 성과를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던 시기와 겹친다. 실제로 거래소에선 이 트랙의 취지와 의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 요건에 부합하는 기업을 가려내는 거래소의 판단 준거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지 구체화된 게 없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거래소에서도 제도 자체의 취지와 의미를 살피고 있어 올해부터 테슬라 요건을 활용하는 기업이 있다면 담당 심사역과의 사전 협의에 공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속 IPO '긴장 모드'…테슬라 트랙 활용도 '감소' 전망

주목할 점은 LS이링크뿐만 아니라 테슬라 상장 후보 기업들이 여럿 있었다는 사실에 있다. 지난해 LS이링크를 포함 재영텍, 이안 등이 예심을 청구했지만 모두 철회 수순을 밟았다. 이들 기업은 가까운 시일 내 상장 재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테슬라 요건이 변곡점에 들어서면서 전략 선회를 고려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모두가 LS이링크와 같이 대안의 상장 트랙들을 고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당수가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자 테슬라 요건을 2차적으로 선택하는 경로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소의 입장 변화는 이들 상장예비기업들의 증시 입성로를 더욱 험난하게 할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다.

거래소의 관점이 뚜렷하게 결정되지 않는 한 폭넓게 활용되는 케이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하는 회사는 2022년 기준 4곳에 이르렀지만 2023년부터 2곳 안팎으로 줄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도 "과거엔 쏠쏠히 활용하던 방식이었는데 근래 거래소 입장이 까다로워져서 운용 빈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테슬라 요건이 바라는 기업도 결국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제조사로 모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제조 회사들의 경우 발행사나 증권사나 테슬라 요건을 택할 유인은 상대적으로 낮다. 앞선 관계자는 "비인기 트랙이란 이미지가 강한 게 현실"이라면서 "제도의 장기적 존속을 바란다면 매력도를 높일 옵션들을 부가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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