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윤리지침 점검]필수가 된 윤리 전담 임원·조직 배치…'말보단 행동'③SKT '거버넌스 전담팀' 2년째 운영 선두주자, 전담 임원 배치는 KT가 앞서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12 13:35:11
[편집자주]
딥시크 쇼크가 IT 업계를 덮쳤다. 성장이라는 키워드 속에 가려져 있던 AI 학습 데이터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딥시크는 사용자 개인정보 뿐 아니라 키보드, 오디오 패턴까지 수집하며 AI를 학습시키고 있어 논란이 됐다. 이런 논란은 비단 딥시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서 고객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도 AI 개인정보 활용에 있어 엄격한 윤리 준수를 요구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 이통사가 세워둔 AI 윤리 원칙과 이를 담당할 조직, 키맨, 시스템 현황 등을 더벨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별로 AI 윤리원칙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기업은 윤리원칙을 실행에 옮길 전담 조직과 임원 배치를 요구받고 있다.KT와 SK텔레콤은 이미 자체 윤리 전담 임원을 선임하고 관련 조직을 구성했다. 각각 개발자와 법조인 출신을 책임자로 지정하며 AI 윤리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를 보여줬다.
LG유플러스는 아직이다. 별도 조직 대신 LG그룹 차원 AI 윤리 협의체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앞선 두 기업과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SKT '판사출신' 정재헌 사장 필두, 거버넌스 전담팀 설치
SKT는 법률 전문가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단행한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AI 윤리 전담 임원으로 정재헌 CGO(사장·사진)를 임명했다.
정 사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이다. SKT에는 2020년 법무2그룹장으로 합류했다. SKT 합류 후 그는 보안, 커머스, 미디어, 인공지능 등 신사업 분야 법률 지원을 총괄했다.
합류 이후 줄곧 AI 분야와 접점이 있어 왔던 셈이다. 2022년 SK스퀘어 분사 당시 잠시 스퀘어로 적을 옮겼다가 2024년 SKT 정기임원인사에서 AI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임무를 받고 SKT CGO로 돌아오기도 햇다.

현재 SKT에는 정 사장 직속으로 AI 거버넌스 전담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정 사장이 AI 윤리 전담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함께 거버넌스 전담팀도 신설됐다. 정책, 기술 변화에 따른 AI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와 전사 윤리 준수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정 사장은 올해를 'SKT AI 거버넌스 확산 원년'이라 선언하기도 했다. 향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등 글로벌 기관과 AI 윤리 규정 필요성을 공유할 계획이다. 또 'AI 거버넌스 포털'도 구축하고 있다. SKT AI 서비스 기획, 연구, 개발, 운영 등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신뢰성과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확산하기 위한 목적이다.
◇AI 기술 전문가 배순민 상무 앞세운 KT
KT는 법조인을 선택한 SKT와 달리 공대-개발자 출신 임원을 윤리 담당으로 임명했다. 2024년 4월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센터(RAIC)'를 개설했고 3사 중 가장 빠르게 전담 임원도 배치헸다. 통상 LLM 보유 기업에는 더 엄격한 AI 윤리 기준을 요구하는 시선이 많다. KT도 이를 의식해 빠르게 조직 구성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1980년생인 그는 2021년 KT에 합류하면서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얻었다. 그 전에는 전형적인 엘리트 개발자 코스를 거쳤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MIT에서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삼성테크윈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네이버 클로바 AI 리더 등을 역임했다.
배 상무가 이끄는 RAIC는 AI 서비스 개발, 서비스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이슈를 검토한다. 또 KT AI 윤리 원칙인 'ASTRI'가 실제 사업에 적용되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KT는 AI 윤리 관리 감독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최근 배 상무에게 최고AI책임자(CRAIO) 직함도 부여했다.
◇LGU+, 그룹 차원 협의체만 참여...자체 전담팀 부재
LGU+는 KT나 SKT와 달리 별도의 AI 윤리 전담 조직을 갖고 있지 않다. 대신 LG그룹 차원의 AI 윤리 체계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LGU+ 관계자는 "AI 윤리 관련해서는 법무, 사업부, 기술조직 등 다양한 팀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 AI 연구원을 필두로 LG그룹이 세밀한 AI 윤리 감시 체계를 구축한 건 사실이다.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중심으로 AI 협의회를 만들었다. 또한 각 계열사 윤리 담당자들이 활동하는 AI 윤리 워킹그룹을 조성했다.

이들은 LG AI 연구원 산하에 있는 AI윤리위원회, AI윤리사무국과 소통하며 AI 윤리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체계가 잘 갖춰져 있었기에 LGU+도 자체 조직 설립 대신 그룹 협의회 참여만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 윤리 준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임원을 지정하지 않았기에 타사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를 의식한다면 향후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지난해 말 홍범식 LGU+ 사장이 선임된 후에는 주도적으로 AI 윤리 강화에 나서려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홍 사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 참석해 보안 중심의 안전한 AI 토대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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