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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 보드]사업 재편 나선 롯데, 이사회도 인적 쇄신경쟁사 임원도 사외이사로 영입…교수 위주 구성 벗어나

김형락 기자공개 2025-03-12 08:19:02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 관계로 엮여 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 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08시2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상장사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기업인 사외이사를 대폭 늘린다. 교수 위주였던 기존 이사회 구성 틀을 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 구조와 업무 방식을 혁신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웰푸드 이사회에서 경쟁사 임원을 지낸 사외이사와 머리를 맞대고 경영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7일까지 정기 주총 소집을 결의한 롯데그룹 상장사 9곳(롯데리츠 제외) 중 5곳은 다른 기업 임원 경력을 지닌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계열사는 2곳이다. 롯데지주는 이사회에서 아직 주총 소집을 결의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이번 주총에 신규 선임 후보로 오른 사외이사 3명이 모두 기업 C레벨 임원 경력을 가졌다. 각각 △조현근 전 풀무원샘물 대표이사(2016~2023년) △히로유키카나이 토키와(일본 색조 화장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최고경영자(CEO) △정창국 전 에코비트(폐기물 처리) 최고재무책임자(CFO, 2021년~지난해)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들어가면서 사외이사를 1명 늘린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김도성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전미영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 등 2명이다. 신 회장은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한다. 신규 사업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다.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롯데케미칼은 사외이사 신규 선임 후보 2명이 다른 화학사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LG화학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2018~2020년), 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전무, 2021년)을 지낸 조혜성 대상 상담역과 사빅코리아 스페셜티제품 마케팅전략 담당(이사, 2002~2011년), 한국바스프 첨가제사업부문장(상무, 2021~2020년)을 지낸 서휘원 전 삼양사 AM BU장·AM BU 영업PU장(2020~2022년)을 후보로 추천했다. 남혜정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와 차경환 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이번 주총 때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롯데웰푸드도 사외이사 신규 선임 후보 2명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사추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서 인도 법인 대외 협력과 업무를 총괄했던 김도식 현대차 자문역과 삼성물산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015~2016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장(2017~2020년)을 거친 손은경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2021년~지난해)를 후보로 추천했다. 손문기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와 정윤화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신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빠지는 롯데칠성음료는 사외이사 신규 선임 후보 2명 중 1명이 기업인 출신이다. 사추위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 상무·베트남 법인 CEO(2016~2019년), 아미코젠(제약용 특수 효소 개발) 헬스케어본부장(부사장, 2020년~지난해)을 지낸 박찬주 DKSH 퍼포먼스 머터리얼 코리아(화학물 유통) 대표이사를 후보로 올렸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롯데렌탈은 사외이사 신규 선임 후보 2명이 모두 기업인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고객전략 상무(2006~2014년)로 일한 박수경 듀오정보(결혼 정보) 대표이사와 KT&G 대표이사(2015년~지난해)를 역임한 백복인 KT&G 경영 고문이 사외이사 후보에 들었다.

나머지 화학군 상장사는 기업인 사외이사를 재선임 후보로 올렸다. 롯데정밀화학은 하나캐피탈 대표이사(2017~2022년), 현대렌탈서비스 부회장(2023년)을 지낸 윤규선 현대렌탈서비스 고문에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포스코케미칼 음극소재사업소장(상무, 2011~2016년)으로 일했던 오세민 포스코케미칼 전 전문 임원.에게 사외이사 연임 기회를 준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을 시행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 매각(약 1조5729억원)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롯데웰푸드는 증평 공장,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코리아세븐은 ATM 사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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