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표준치료 쐐기, 학회 이어 설명회도 예고 26일 유럽폐암학회서 구두발표, 1년 이상 개선 예고…투자자 대상 설명회 개최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11 08:49:5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암 신약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이 있지만 임상의가 가장 눈여겨 보는 지표는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이다. 치료를 시작한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치료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이므로 생존기간 연장은 신약을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와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OS 데이터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3월 유럽폐암학회에서 데이터를 공개한 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주도한 임상의가 직접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항암신약 핵심지표 'OS', 유럽폐암학회에 쏠린 눈
올해 유럽폐암학회(ELCC 2025)는 유한양행과 J&J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프랑스 현지시간 3월 26일부터 나흘간 파리에서 열리는 ELCC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최종 OS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렉라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승인의 근거가 됐던 글로벌 3상 MARIPOSA 임상 OS다. MARIPOSA 임상은 EGFR 변이를 지닌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써 렉라자+리브리반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측정했다. 1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 2차평가지표로는 OS와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등이 설정됐다.
전체생존기간인 OS를 주지표로 삼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항암제 1차 평가지표로 PFS를 주로 삼는다. 암이 진행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로 지속되는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로 OS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FS가 개선되면 OS도 연장되는 경향성을 보이지만 PFS 개선이 반드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개선을 담보하진 않는다.
MARIPOSA 3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PFS는 23.7개월이었다. 대조군인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7.1개월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의료현장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전과는 다른 부작용 양상, 병용투여의 부담 등으로 신약 처방에 보수적인 의료진을 설득하려면 OS의 유의한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미 타그리소의 등장으로 EGFR 폐암 환자들은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생존기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3년 이상 OS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했다. 이 때문에 J&J과 FDA는 렉라자+리브리반트가 OS를 6개월 정도만 늘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라 봤다.
J&J의 기대를 뛰어넘는 OS가 나왔다. 정확한 데이터는 ELCC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J&J는 1월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1년 이상 개선한 OS 수치를 예상했다. 지난해 9월 업데이트된 OS 데이터에 따르면 타그리소가 37.3개월의 OS를 기록한 반면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은 아직 중앙값에도 도달하지 않은 상태였다. 절반 이상 환자가 여전히 생존해 있었다는 뜻이다.

◇렉라자 연구 총 3건 발표, 키움 주도 국내 설명회 개최
최종 OS 데이터는 학회 첫날 Proffered Paper(PP) 세션에서 약 12분간 구두 발표된다. 대만국립대 의대 제임스 치신 양 교수가 발표에 나서며 글로벌 임상을 이끌었던 조병철 연세대의대 종양내과 교수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1년 이상 개선기간을 기록했다면 렉라자+리브리반트 OS는 50개월 남짓이 될 것으로 보인다. 4년을 훌쩍 넘은 기간이다. 수많은 항암 신약 중 표준치료보다 OS를 1년 이상 개선했던 약제는 올드드럭인 항암화학요법을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유일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에 대한 2건의 추가 연구 결과도 함께 공개된다. 이튿날 미니 구두발표 세션에선 다른 표적항암제 '아바스틴'을 더한 3제 병용요법의 2상 최종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타그리소 사용 이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한임상이다.
28일에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렉라자 병용요법과 표적치료제 단독요법을 비교한 '리얼 월드 데이터'가 포스터 발표된다. 리얼 월드 데이터는 조건이 통제된 임상시험과 달리 다양한 증상과 컨디션의 환자들이 포함돼 실제 약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OS 데이터가 공개되면 렉라자+리브리반트가 1차 표준치료제로 자리매김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키움증권이 조 교수와 함께 별도의 설명회 자리를 열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해석이 쉽지 않은 OS와 세부 데이터의 의미를 키오피니언 리더(KOL)인 조 교수를 통해 시장에 전달한다는 목적이다. 설명회는 ELCC 이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이미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은 명실상부한 1차 표준치료제로 자리했으며 이 병용요법을 어떤 환자에게 가장 비용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할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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