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오너 2세' 이영열 사장, 삼호개발 '대관식'만 남았다②문체부 관료 출신, 55세 경영 합류로 뒤늦은 승계 준비…대표이사 선임 '언제쯤'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14 07:32:08
[편집자주]
전문건설업은 종합건설업과 달리 특정 공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 다만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업역 간 제한됐던 사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전문건설업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건설업 침체까지 더해졌지만 특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어려움을 헤쳐가고 있다. 전문건설협회가 출범 40주년을 맞은 올해 더벨은 자본시장에 상장한 전문건설사의 경쟁력과 현 상황, 나아가 미래 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호개발은 도로나 산업단지 등 사회기반시설(SOC) 공사를 통해 입지를 구축했다. 창업주 이종호 회장은 전문건설업계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올해 84세의 고령이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현재는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부분을 아우르는 미등기 총괄 임원이다.이 회장의 남은 과제는 하나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가업 승계다. 아들인 이영열 사장은 공직 생활을 하다 뒤늦게 가업 승계에 뛰어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실상 대관식 정도만 남은 가운데 이 사장은 지난해 적자 전환한 삼호개발 수익성 회복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창업주 이종호 회장 왕성한 활동,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 지속
이종호 회장은 1976년 1월 삼호개발을 설립했다. 앞서 1969년 개인 사업체 삼호공사를 세웠지만 법인인 삼호개발을 기점으로 최근 창립 49주년 행사도 진행했다. 서울대 토목과 출신인 그는 삼호개발을 통해 국가의 사회기반시설 공사 등을 통해 전문건설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
전문건설업은 공종별로 전문공사에 특화된 곳으로 각 분야의 시공기술을 토대로 직접 도급 또는 하도급 형태로 사업을 영위한다. 이 회장이 설립한 삼호개발은 설립 초기 면허제였던 전문건설시장에서 토공사와 철근콘크린트공사를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했다.
이 회장은 삼호개발 경영은 총괄하지만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실제로 2005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호개발은 '이병길→김행영→백승한→김락중→심재범' 등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대신 이 회장은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권을 행사했다.
삼호개발은 현재 삼성물산 출신인 심재범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호개발에 입사해 기술본부 전무와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각자 대표이사였던 심 사장은 2021년 3월부터는 단독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 의장은 이 회장이 맡는 구조였다.

이 같은 구도가 변화한 것은 2022년 3월이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영열 사장이 2021년 7월 삼호개발에 합류하면서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자리도 넘겨받은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삼호개발 이사회는 이 사장과 심 대표이사, 고일수 전무 등 3인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1인 체제로 전환했다.
◇오너 2세 이영열 사장, 문체부 공직 접고 뒤늦게 승계 채비
삼호개발 오너 2세인 이 사장은 1966년 1월생이다. 삼호개발에 합류했을 때 나이가 55세다. 가업 승계를 고려한 오너일가의 입사 시점이라면 다소 늦었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당초 가업보단 공직자로서의 꿈을 더 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과장과 예술정책관, 정책기획관,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 행정관 등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삼호개발에 합류하기 전까지 이 사장은 주식도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친인 이 회장의 연세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삼호개발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공직생활을 접고 경영인으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 사장은 삼호개발 합류 전 부친의 주식 250만주(10%)를 수증했다. 삼호개발의 단일 최대주주는 450만주(18%)를 보유한 이 회장이다. 이 회장 부자는 특수관계인들과 32.46% 지배력을 보유 중이다. 변수가 없다면 이 사장이 부친의 주식을 넘겨받아 최대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로 5년차를 맞는 이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이양과 적자 전환한 삼호개발의 건설업 수익성 개선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삼호개발은 본업인 건설부문이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유가증권 상장 후 첫 적자를 낸 가운데 올해도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구조는 건전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3.9% 수준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은 7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도 45억원 수준으로 많지 않다. 이 가운데 1년 내 상환할 단기차입금도 35억원에 그친다.
이 사장은 직속 조직으로 ESG 경영 T/F팀과 스마트건설 T/F팀을 두고 미래의 삼호개발 먹거리도 찾고 있다. 아울러 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지 5년차가 되는 이 사장이 대표이사에 나설지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삼호개발이 2인 이상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렸던 적도 있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삼호개발 관계자는 "대표이사 취임 계획은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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