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개발, 이종호 회장 독주체제 '경영승계 리스크' [전문건설 리포트]④78세 불구 소유·경영 여전히 장악…2세 지분 승계 없어
김경태 기자공개 2018-11-27 08:26:43
[편집자주]
전문건설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산업이다. 기반시설과 관련한 중요한 공사를 하지만 정작 일반건설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최근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들고, 남북경협 기대감이 커지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전문건설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2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종호 삼호개발 회장은 삼호개발의 역사 그 자체다. 1970년대 창업을 한 후 아직도 왕성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산수(傘壽·80세)를 눈앞에 뒀지만, 3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도 있다.그의 정력적인 활동으로 삼호개발은 전문건설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이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제들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보유한 지분도 없어 향후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78세 이종호 회장, 왕성한 경영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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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78세이지만 경영 승계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그는 슬하에 여식없이 두 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아들 모두 삼호개발의 경영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올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의 가족 중 부인 전윤미 씨가 유일하게 보통주 13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0.52%에 불과해 전체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최근 이 회장은 건강 관리에 특별히 신경쓰면서 여전히 경영 욕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율도 확대했다. 10년 전인 2008년 말 그는 삼호개발 주식 434만7972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지분율은 21.74%였다. 올해 3분기 말에는 693만1526주로 27.73%다.
이 회장 체제가 영원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너 2세 승계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경영 승계 결단이 늦어질수록 잠재 리스크가 커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호개발은 꾸준한 배당을 단행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업으로 통하고 미국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의 지분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며 "하지만 올해 4월 SC펀더펜털이 보유 지분 중 1.31%를 매각하며 이탈 조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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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구도 미비, 2세들 지분도 없어
이 회장이 확실한 경영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다는 점도 삼호개발의 지배구조상 특징적인 부분이다. 최근 10년간 삼호개발의 대표이사를 보면 '김행영→백승한→김락중' 대표이사 순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다.
김행영 대표는 2003년 취임한 후 2012년 퇴임해 비교적 오랜 기간 삼호개발을 이끌었다. 백승한 대표는 2010년 취임 후 작년 3월 퇴임했다. 현 대표이사인 김락중 대표는 한밭대 토목과를 졸업한 후 동아건설과 삼환기업을 거친 인물로 작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락중 대표 역시 이전 대표이사들처럼 5년 이상 경영할 수 있지만, 삼호개발의 확실한 2인자로는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분 승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오너 유고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부 혼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삼호개발처럼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다른 전문건설업체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동아지질은 이정우 회장이 2세에 대한 지분 승계를 하지 않아 삼호개발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 회장의 제자인 최재우 사장이 16년간 대표이사 직을 이어오고 있어 유고 사태에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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