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특허소송까지…LS전선 vs 대한전선 '계속되는 갈등' 2심 배상액 3배↑, 원고 승기…해저케이블 특허소송, 지분 매입 움직임 '공방 치열'
유나겸 기자공개 2025-03-14 07:53:3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7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침해 항소심에서 LS전선이 또다시 승기를 잡았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원고 LS전선의 청구를 일부 수용, 피고 대한전선의 청구를 기각했다. LS전선은 상고 계획이 없고 대한전선은 신중하게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이번 소송은 양사 간 지속적인 법적 분쟁의 일환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 유출 의혹을 두고 맞서고 있다. 대한전선이 LS전선이 독점해온 해저케이블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여기에 최근 대한전선의 모기업인 호반그룹이 ㈜LS의 지분 매입으로 양측의 갈등이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LS전선, 상고 안한다…대한전선은 '신중모드'
13일 특허법원 제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LS전선과 대한전선 간 특허 침해 항소심에서 LS전선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전선이 LS전선에 15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로 1심(4억9000만원) 대비 3배 증가한 금액이다.
또한 피고 측 본점·사업소·영업소 등에 보관 중인 해당 완제품 및 반제품을 폐기하도록 했다. 이는 LS전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고 대한전선의 항소를 기각한 결과다.
LS전선은 2019년 대한전선의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LS전선이 외주 제작을 맡겼던 하청업체 직원이 2011년 대한전선으로 이직한 후 유사 제품을 개발했다며 기술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9월 1심에서 LS전선이 일부 승소하면서 법원은 대한전선에 해당 제품의 폐기 명령과 함께 41억원 중 12%에 해당하는 4억9623만원 배상을 판결했다. 이에 LS전선은 배상액이 적다며, 대한전선은 무죄를 주장하며 각각 항소했다.

2심에서도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배상액을 LS전선의 요구대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추가 상고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LS전선의 기술력과 권리를 인정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대한전선은 상고 가능성이 크다. 대한전선 관계는 "특허법의 과제 해결 원리, 작용 효과의 동일성 등에 대한 판단 및 손해배상액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뒤바뀐 1·2위…갈등은 '격화일로'
이번 판결로 LS전선과 대한전선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이번 특허 소송 외에도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 유출 문제를 두고 부딪히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잇따라 법적 분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양사 사업에 교집합이 많기 때문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국내 전선 시장 1·2위를 차지하는 대표 기업으로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1941년 설립된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 전선업체로 2000년대 중반까지 업계를 선도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거쳤고 그 사이 LS전선이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대한전선이 호반그룹에 인수되며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 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저케이블 사업에 뛰어들면서 두 회사의 경쟁이 심화됐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기술 난도가 높고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높은 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LS전선이 사실상 독점해온 이 시장에 대한전선이 진출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특히 최근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 및 공장 레이아웃 유출을 둘러싸고 양측이 맞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대한전선의 모기업인 호반그룹이 ㈜LS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LS의 자회사다.
호반그룹이 매입한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3% 이상을 확보하면 기업의 장부·서류 열람 청구가 가능하다.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경영진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양사가 여러 소송에 얽혀있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은 LS전선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다만 호반그룹은 이번 투자가 전력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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